<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려할 수준 아니지만 불안감 여전
입력2002-11-29 00:00:00
수정
2002.11.29 00:00:00
지표 안정적…"올 목표 3%대 억제 무난" 불구전쟁 변수에 임금올라 연초 안정위협 가능성도
물가 불안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 물가는 석유류, 집세, 서비스 가격 등의 상승으로 전년동기보다는 3.5%, 10월에 비해서는 0.1% 올랐다. 이에 따라 연평균 물가상승률은 정부 목표인 3%선에서 억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는 느낌은 남는다. 그만큼 경제의 불안정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임금이 급상승하는 가운데 국제원자재 가격까지 춤출 경우 물가안정기조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우려된다.
◇지표는 안정적
일단 지표는 안정적이다.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무려 3.5%나 뛰어오른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 이는 4.7%를 기록한 지난 2001년8월 이후 15개월만의 최고치다. 하지만 이는 '전년동월대비'라는 기술적 요인에 의한 급등일 뿐이다.
비교 시점인 지난해 11월의 소비자물가가 추석 직후 농산물가격 하락 영향으로 0.6% 하락했기 때문에 나타난 착시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전월 대비 물가상승률이 0.1%에 그친 데서도 알 수 있다.
통계가 주는 착시현상을 제거한다면 물가는 안정적이라는 얘기다. 삼성금융연구소 이재돈 수석연구위원은 "당초 전년 동월대비 물가상승률이 4%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며 "물가가 뛸만한 특별한 요인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말 3%대 억제는 무난
올들어 11월말까지 연간 물가상승률은 2.7%. 정부가 계획한 물가목표 억제선인 3%를 넘어서려면 12월 한달동안 전월대비 물가가 3% 이상 상승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집중 호우와 수해 피해, 농축산물 가격 앙등으로 올들어 물가가 가장 많이 올랐던 지난 8월에도 전월대비 물가는 0.7% 상승했을 뿐이다. 물론 본격적인 김장철로 채소류 등의 가격이 오를 소지가 크지만 연간 3% 이내에서는 물가가 잡힐 수 있다는 얘기다.
◇불안심리는 여전
그러나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상황만은 아니다. 명목 임금상승률이 최근 3년간 가장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특히 건설사들의 경우 임금인상률이 8~15%에 달한다.
수해피해 복구를 위한 정부의 재정자금 방출이 12월중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건설ㆍ토목 현장의 임금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건설업종은 다른 업종보다도 경기를 진작시키거나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업종이다.
원재료나 중간재 물가가 심상치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10월 원재료 및 중간재 물가는 전월대비 2.0% 상승하며 6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재료 등의 가격 변동은 대략 3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연초 물가가 상승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미국과 이라크 전쟁이 발발할 경우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올라 물가 안정기조는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 10월중 원유가격이 전월대비 5.1%나 급증했다는 점이 이 같은 우려를 증폭시킨다.
◇장바구니 물가는 급등
지표상의 안정에도 불구하고 일반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물가가 오를만한 품목들은 대부분 장바구니 물가와 밀접하게 연관된 품목이기 때문이다.
당장 김장 수요로 무ㆍ배추 등 채소류와 양념ㆍ젓갈류 가격이 오르면 가계의 부담을 커지기 마련이다. 이미 주거비, 수도비, 교통비, 각종 서비스요금 부담은 계속 무거워지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세값은 0.3% 상승, 여전히 오름세를 보였다. 등유값이 오르고 상수도료가 인상되면서 광열ㆍ수도비는 10월보다 1.4% 올랐다. LPG, 경유, 휘발유 가격이 오르자 교통비 부담도 만만치 않게 됐다.
모두가 실생활과 관련된 품목들이다. 난방이 잘된 방이라고 하지만 아랫목이 그럴 뿐이지 서민들이 모인 웃목에는 벌써부터 한기가 돌고 있다.
이연선기자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