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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돈풀기에 고심하는 각국.
입력2010-11-04 23:19:51
수정
2010.11.04 23:19:51
신경립 기자
미 2차 양적완화 에 일본 환개입 시사. 중국 강력 비난. 유럽은 출구전략 늦출듯
미 경기 회복세 안보이면 3,4차 가능성도 시사. 환율전쟁 불씨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6,000억달러에 달하는 달러화를 풀기로 함에 따라 일본과 중국, 유럽 등 각국이 통화절상 압력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본은 필요할 경우 환율시장 개입 방침을 확인했고, 핫머니 유입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은 미국의 돈풀기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은 4일(현지시간)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유로화 가치 급등을 우려해 출구전략 연기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앞으로 일본은행과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결정회의가 줄을 잇는 가운데 당초 예상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미국의 2차 양적완화가 당장 각국 통화정책에 큰 변화를 야기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다만 추가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뚜렷한 경기회복세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FRB가 3차, 4차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어 지속되는 미국의 돈 풀기로 환율전쟁의 불씨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엔고 현상때문에 미국의 양적완화에 가장 큰 압박감을 느끼던 일본은 일단 외환시장 동향을 관망하고 있다. 4일부터 이틀간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시작한 일본은행의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총재는 이날 한 강연에서 “경제와 물가 정세를 면밀히 점검해 적절한 통화정책을 강구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일본은행은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를 의식, 당초 11월 중순으로 예정됐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튿날로 앞당기는 등 준비태세를 갖춰 왔다. 미국이 대규모 양적 완화로 엔고를 부추긴다면 일본도 곧바로 추가 완화로 맞대응을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FOMC 이후 엔화가치가 오히려 소폭 하락함에 따라 일본이 국제사회의 비난을 무릅쓰고 ‘액션’을 취할 가능성은 다소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 도카이도쿄 증권의 외환전략 담당인 사노 카즈히코는 “FRB의 결정이 시장의 기대 수준이었던 만큼 일본은행이 정책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말했다.
다만 높아진 외환시장의 변동성 때문에 일본의 결정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이날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재무상은 “환율의 지나친 변동은 경제와 금융 안정에 악영향을 준다”며 “필요하다면 개입을 비롯한 결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미국의 양적완화를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기존의 자본통제 조치를 통해 양적완화파장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샤빈(夏斌)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잡지 ‘중국금융’을 통해 미국의 2차 양적완화가 세계경제에 최대 위험요인이라고 비판하면서 중국이 통화정책과 자본통제 조치를 통해 양적 완화에 따른 외부 충격을 완화할 방화벽을 쳐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유럽은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ECB 정례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로 동결하며 기존의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했다. 영란은행도 19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다. 영국의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자끄 까이유는 “미국의 양적완화로 ECB가 출구 전략이 어렵게 됐다”며 “출구전략 연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양적완화로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가 상승, 수출기업들에 타격을 입히면서 유럽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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