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 펀드였던 FT포커스 등 설정액 늘며 수익률 고공행진 최근들어 소형 주식형 펀드 가운데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며 수익률도 고공행진을 하는 펀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유망 종목을 집중 편입하면서 펀드 성과도 개선되는 이른바 ‘사이즈 이펙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수익률 상위 펀드들 가운데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 펀드가 수익률도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설정액이 59억원에 불과했던 FT포커스펀드는 올 한해 86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되면서 45.30%의 수익률로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가장 높았다. 수익률 2, 3위를 차지한 KB밸류포커스펀드와 알리안츠BEST중소형펀드 역시 비슷한 케이스다. 연초 61억원에서 3,500억원으로 설정액 규모를 키운 KB밸류포커스는 같은 기간 41.89%의 수익률로 2위에 올랐고 알리안츠BEST중소형은 연초 181억원에서 2,20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나며 39.02%의 양호한 성적을 냈다. 이들 자투리펀드들이 수익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유는 규모의 효과(size effect)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설정액이 늘면서 펀드매니저가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유망한 종목이나 섹터에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펀드의 성과도 개선됐다는 것이다. KB밸류포커스를 운용하는 최웅필 KB자산운용 팀장은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거나 유출입이 빈번한 상황에서는 운용에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른다”며 “KB밸류포커스는 자금의 선순환 흐름으로 저평가 종목을 적정 타이밍에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수 있어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펀드들이 자금유입이 집중되는 시기에 시장대비 초과수익률을 달성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중소형주의 경우 펀드 자금 유입으로 수급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해당 주식을 편입한 펀드 성과도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소형 펀드의 덩치가 커지면서 수익률이 개선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펀드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면 성적을 내기가 오히려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특히 설정액이 5,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난 대형 펀드들의 경우 섹터전략이나 종목선정에 제약이 생기면서 시장대비 초과수익률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펀드 규모가 너무 크면 편입 종목 수가 늘면서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큰 소형주를 담아도 전체 수익률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지난해 설정액이 크게 증가하면서 우수한 성과를 보였던 펀드들이 1조원 이상 대형펀드가 되면서 올해 수익률이 부진한 것도 운용의 제약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