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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순 삼보컴퓨터 부사장(인터뷰)

◎“생산∼수금 단축 고효율실현 공장보다 시장서 부가가치 창출”농구를 좋아하는 40세의 대표이사는 지금같은 불황에서 삼보를 어디로 드리블하고 갈 것인가. 대표이사 취임 1백일을 넘어선 이홍순 삼보컴퓨터 부사장(40)은 사내에서 「폴」(Paul)로 불린다. 대표이사가 아닌 부사장 시절에 직함이 같은 이부사장(이필상 부사장)과 구별하기 위해 사원간에 떠돌던 영어 이름이 이제는 애칭(?)으로 굳어졌다. 이대표도 별로 개의치 않는다. 젊은 경영자답게 권위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대표는 사업 감각이 탁월한 이룡태 회장(이대표의 부친)이나 전형적인 지장스타일의 이정식 전 사장(매형·현부회장)과 달리 엔지니어(고대 물리학과) 출신의 과감한 행동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대표의 어깨는 무겁다. 대기업의 공세가 갈수록 강도를 더하는데다 경기 침체로 PC시장이 유례없는 불황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대표는 『대외적으로는 최고의 마케팅 능력을 보유한 회사로, 대내적으로는 가장 효율적인 회사로 육성한다는 장기 비전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금은 공장보다는 시장에서 더 많은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시대 아닙니까』 마케팅과 효율성에 초점에 둔 그의 비전에 숨어 있는 논리다. 이대표는 특히 『효율성은 부품 구매에서 생산, 판매, 대금 회수까지의 기간을 줄여 제품의 회전율을 높이는 것』이라며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무기』라고 말했다. 『지난 84년만해도 PC를 1대 팔면 택시운전사 한달 봉급이 나왔다. 그런데 지금 실질적인 마진은 한자리 숫자로 줄어들었다』 이대표가 제품의 회전율을 높이는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대안이라고 주장하는 게 이 때문이다. 이를 위해 삼보는 구매·생산·판매(대리점)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하나로 묶는 전산망을 구축 중이며 올해안에 고객이 원하는 규격의 제품을 대리점의 컴퓨터에 입력해 구입할 수 있는 주문형시스템(BTO)을 도입키로 했다. 또 애프터서비스를 2시간 안에, 고객이 원하는 부품 조달을 48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한편 삼보의 PC를 구입하면 온가족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교육제도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대표는 세계화 전략 관련, 『중국·미국·영국지역은 브랜드전략을 유지하고 다른 지역은 마더보드 등 부품을 적극적으로 수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보의 시장점유율 하락은 밀어내기를 지양하기 위해 실시한 실거래판매가 제자리를 잡지 못했고 노트북 PC의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라며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11월 이후에는 원래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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