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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우크라이나 16강 '동행'

■ H조 최종

'무적함대' 스페인과 우크라이나가 2006 독일월드컵축구 16강에 합류했다. 이미 조 1위로 2라운드 진출이 확정돼있던 스페인은 이날 사우디 아라비아를 1-0으로 꺾고 3전승으로 16강에 올랐고 동유럽의 새로운 강호 우크라이나도 튀니지를 역시 1-0으로 제압, 조 2위로 16강에 합류했다. 월드컵에 사상 처음 출전한 우크라이나는 첫 번째 도전만에 16강 티켓을 손에 넣는 저력을 과시했고 1명이 퇴장당한 가운데서도 선전한 튀니지와 사우디는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 우크라이나-튀니지 우크라이나는 23일 밤(이하 한국시간)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안드리 셉첸코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튀니지를 1-0으로 제압, 승점 6으로 조 2위로 16강티켓을 손에 넣었다. 네번째로 본선에 출전한 튀니지는 사상 첫 조별리그 통과를 노리며 우크라이나를 몰아붙였지만 최전방 공격수 지에드 자지리가 전반 종료 직전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이는 바람에 쓸쓸히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우크라이나는 `득점기계' 셉첸코를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내세웠지만 경기 초반에는 공격수 자지리와 오른쪽 풀백 하템 트라벨시에게 오른쪽 측면 돌파를 자주 허용하며 공세에 시달렸다. 우크라이나는 전반 중반부터 전력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전반 22분에는 상대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아나톨리 티모슈크가 때린 슈팅이 골키퍼 정면이었고 2분 뒤에는 셉첸코가 왼쪽 미드필드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며 발을 갖다 댔지만 빗맞았다. 우크라이나는 전반 인저리 타임에 튀니지 공격수 자지리가 거친 태클을 하는 바람에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뒤 수적 우세를 점했으나 상대가 수비에 치중하는 바람에 골문을 열지 못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는 셉첸코가 있었다. 셉첸코는 후반 25분 상대 문전 오른쪽을 돌파하다 골키퍼까지 젖힌 뒤 수비수의 반칙을 유도,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자신이 침착하게 차 넣어 승부를 갈랐다. ◇ 스페인-사우디아라비아 '무적 함대' 스페인이 A매치 25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스페인은 우크라이나-투니지전이 펼쳐진 같은 시간 카이저슬라우테른 월드컵구장에서 전반 36분에 터진 후아니토의 헤딩슛을 결승골 삼아 사우디에 1-0으로 이겼다. 다비드 비야, 페르난도 토레스 등 주전들을 대거 빼고도 사우디를 압도했다. 사우디는 전반에 사미 알자베르의 약한 슛 1개만 기록했을 뿐 좀처럼 공격 진영으로 공을 넘기지 못했다. 스페인은 무려 19개의 슛을 날렸고 이 가운데 유효슈팅이 13개나 됐고 반면 사우디는 후반 들어 간간이 위협적인 순간을 만들어냈지만 전반적으로 무기력했다. 전반 5분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한국과 8강전에서 승부차기를 실축했던 호아킨의 정면 오른발 강슛으로 포문을 연 스페인의 공세는 매서웠다. 이후 전반 17분에는 호세 안토니오 레예스가 오른쪽에서 날아온 패스를 이어받아 상대 수비를 한 명 제치고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찬스를 맞았으나 골키퍼 선방으로 기회를 날렸다. 전반 28분에는 다비드 알벨다가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때린 오른발 슛이 역시 골키퍼 마브루크 자이드의 펀칭에 막혔다. 골이 터진 것은 전반 36분이었다. 레예스가 페널티 지역에서 왼쪽 대각선으로 떨어진 지점에서 프리킥을 문전으로 올려준 것을 후아니토가 달려들면서 그대로 헤딩슛으로 연결, 결승골을 뽑았다. 경기 내용으로 봤을 때는 스페인이 3-4골은 뽑았어야 했을만큼 일방적인 경기 흐름이었으나 골 결정력이 부족했던 스페인은 점수차를 더 이상 벌리지 못했다. 스페인은 후반들어 비야, 토레스를 투입하며 추가골을 노렸으나 오히려 사우디아라비아에 몇 차례 위기를 내줬다. 후반 32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나와프 알테미아트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알벨다에게 밀려 넘어졌으나 심판은 오히려 할리우드 액션으로 간주, 알테미아트에게 경고를 줬다. 후반 44분에는 측면 돌파에 성공한 모하메드 누르가 정면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드 알하르티에게 좋은 패스를 넣어줬으나 알하르티의 슛이 어이없이 뜨면서 동점의 기회를 날렸다. 3승으로 조 1위로 16강에 오른 스페인은 28일 새벽 4시에 G조 2위와 16강전을 치른다. 반면 사우디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부터 3개 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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