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침체를 막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이사회(FRB)는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나 긴급 인하했다. 연준의 금리인하는 경기침체 우려를 완전히 해소시키지는 못하겠지만 글로벌 증시에 엄습한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 심리를 가라앉히는 데는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게 되면 이를 약세장으로 규정한다. 최근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10월 말 고점 대비 22% 하락하여 강세장 내의 일시적 조정이 아니라 추가 하락세가 전개되는 약세장 전환을 우려하는 시각이 늘고 있다. 2000년 이후 코스피지수가 고점대비 20% 이상 하락한 사례는 이번을 포함해 4차례 있었다. IT 버블 붕괴로 2000년 연초부터 주가 하락세가 진행되어 1년 동안의 가격 조정과 2001년 미국 경기침체로 인한 기간 조정을 거쳤다. 그리고 2002년 4월에는 신용카드 사태로 인한 국내 경기둔화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하여 1년 가까이 약세 국면이 이어졌다. 또한 2004년 4월 말 중국의 긴축정책이 신흥시장증시의 급락으로 이어져면서 코스피지수는 20% 이상 하락한 이후 3개월 간의 기간 조정을 거쳐 다시 상승 추세로 복귀했다. 최근 주식시장의 급락이 약세장 전환을 의미하는 신호인지는 결국 미국 경기 향방에 달려 있다. 시장의 우려처럼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면 약세장 전환은 불가피하며 코스피지수는 2000년 또는 2002년 4월 이후 시장 흐름을 추종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미국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통화정책과 경기부양책 등으로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해간다면 2004년 4월 이후 케이스가 유력한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과거 사례에서 20% 이상 주가가 하락한 이후에는 10~14% 내외의 단기 반등이 이루어졌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연준의 전격적인 금리인하가 반기 반등의 계기가 되어 과매도 영역을 벗어나기 위한 시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정규 FOMC에서 연준이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고용보고서와 ISM제조업지수 등 미국 경제지표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켜줄 경우 코스피지수는 20일 이동평균선(1,770포인트)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코스피지수 1,700선 이하는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과 성장성을 고려할 때 과매도 영역으로 빠른 주가 복원력이 기대된다. 다만, 서브프라임 부실 여파가 미국 실물경제와 금융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확인되는 4월까지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고려한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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