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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미 毒은 ‘비아그라+남성피임제’
입력2003-07-10 00:00:00
수정
2003.07.10 00:00:00
독거미 독이 `제2의 비아그라`로 남성 발기부전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남성 정액의 생식능력을 없애 `남성 피임제` 기능도 갖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칠레 남부 테무코시(市) 소재 라 프론테라 대학 연구진은 지난 7년간 독거미 독의 다양한 효능을 연구한 결과, 독거미 독 성분을 분리해 이를 종합적으로 재생하면 약한 심장을 강하게 하고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미국의 케이블 방송 MSNBC 인터넷판에 자세히 소개됐다.
지난해 11월 라 프론테라 대학 연구진은 독거미 독의 한 성분이 비아그라와 유사한 방식으로 남성 발기를 촉진하면서 동시에 정액의 생식능력을 없애는 효과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발견했다.
이번 연구의 책임을 맡고 있는 페르난도 로메로 연구원은 회견에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신약은 남성 발기력 개선에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성관계하는 상대여성을 임신시키지 않는 효능도 `보너스`로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메로 연구원은 신약의 피임효과는 조제량에 따라 최대 20분간 지속될 수 있다면서, 비아그라와 유사한 효능을 가지면서도 심장박동수 증가 등 부작용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심장에 영향을 주는 독거미 독 성분을 별도로 분리해 제거할 수 있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 프론테라 대학 연구진은 최근 3년 동안 칠레 정부와 소속한 대학으로부터 총97만달러의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이들은 연구가 마무리되는 대로 신약 특허출원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는 브라질 의학 전문가들과 칠레의 제약회사 라보라토리오 실레시아도 참여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 대해 칠레 발파라이소 대학의 라울 비네트 약리학 교수는 "확고한 과학적 기초를 갖고 있는 훌륭한 연구로 정부 지원이 제대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성관계를 가진 후 상대 수놈을 먹어 치우는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독거미는 근육 경련이나 심장 박동수 증가 심지어 사망을 초래할 수 있는 독 성분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칠레에서는 바람둥이를 일컬어 "독거미 독을 맞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독거미 독과 남성의 정력과는 상관관계가 있다는 인식이 칠레 사회에 일반적으로 퍼져있다.
앞서 지난 2000년 5월 미국 뉴욕주 버팔로 대학 연구팀은 독거미 독이 심장병과 뇌종양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김영섭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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