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를 받쳐주었던 유동성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더 큰 조정이 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티브 마빈 도이치뱅크 전무는 6일 “지난달 17일 이후의 조정은 예상보다 깊었지만 기존 유동성 랠리에 대한 전제는 유지한다”면서도 “최근 악화되고 있는 국내외 유동성 흐름의 지표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더 심각한 조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빈은 “그동안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나 기업실적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유동성에 힘입어 증시가 직전 고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했었다”며 “그러나 최근 국내외 유동성 흐름의 지표가 악화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마빈이 유동성 흐름 지표로 보는 것은 미국 주택관련지수와 펀드로의 국내 순유입규모. 미국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투자욕구를 나타내는 미 주택관련지수가 4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비록 소규모이긴 하지만 국내 펀드의 환매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당초 예상과 달리 조정이 깊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한국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ER)이 2배 수준인 만큼 밸류에이션이 낮지 않은 것도 부담”이라며 이에 따라 유동성 지표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주가 조정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빈은 지난주 외국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였던 기술주, 내구소비재, 금융주 등이 가장 취약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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