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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깔깔 웃다보니 "어, 내 얘기네"

공감가는 코미디 영화 3편

‘클릭’

‘사랑해도 참을 수 없는 101가지’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공감 가는 코미디영화 세편. 코미디는 관객의 공감을 먹고 산다. 화면 속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내 이야기이거나 나의 이웃들의 이야기처럼 느껴질 경우 그 친근함은 배가 되고, 영화 속 유머들은 몇 곱절로 웃기다. ‘사랑해도 참을 수 없는 101가지’, ‘클릭’,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등 3편은 언뜻 봐서는 전혀 닮지 않은 전혀 다른 느낌의 코미디 영화. 로맨틱 코미디, 가족 코미디 등 그 장르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관객의 공감을 통해 웃음을 노리는 영화라는 점에서는 한가지 공통점을 가진다. 이들 영화 속에는 우리가 현실에서 익히 봤던 연인들의 모습과 우리 이웃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이들이 화면 속에서 보여주는 익숙한 소동과 판타지를 보다 보면 삶에 대한 깨달음과 색다른 일상탈출의 즐거움을 절로 얻을 수 있다. 이 공감 가는 코미디 세편을 만나보자. ◇ 연애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을 느낄만한 영화 - ‘사랑해도 참을 수 없는 101가지’ 정말 내 연인을 사랑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녀만 만나면 티격태격 싸우게 된다. ‘사랑해도 참을 수 없는 101가지’는 이런 연인들이라면 꼭 봐야 하는 영화다. 연인들의 싸움은 대부분 작은 소홀함이나 사소한 말 실수에서 오는 법. 정말 사랑하는 여인과 우여곡절 끝에 인연을 맺지만 온갖 실수 끝에 끝내 헤어지고만 한 남자의 고백담인 이 영화에는 이런 사소함에 대한 온갖 충고로 가득하다. 이를테면 늦게 들어간다고 전화하기, 방의 물건 제자리에 놓기 등등. 영화는 부부나 연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러한 일상의 에피소드들을 묶어 하나의 연애이야기로 만들어냈다. 영화의 주인공은 법학도 드류(마틴 헨더슨). 짝사랑하던 줄리아(파이퍼 페라보)의 사랑을 얻고 그녀와 함께 LA로 오는 데에 성공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시작한 사회생활은 만만치 않다. 스트레스 때문에 조금씩 그녀를 힘들게 하는 드류. 한번의 섭섭함이 두번의 실망으로 번지고, 조금씩 불신이 커져 간다. 결국 두 사람의 사랑은 파경으로 치닫는다. 감독은 빠른 스토리진행과 재치 있는 대사를 통해 이런 연인의 생성과 소멸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사랑해도 참을 수 없는 101가지’는 정말로 공감하며 봐야 하는 영화다. 화면 속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을 보며 ‘정말 내 얘기네’, ‘그 사람 이야기랑 완전히 똑같잖아’하는 탄성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의 이야기지만 우리 관객에게도 충분히 공감이 가는 것은 그만큼 사랑이란 것이 만국공통의 언어이기 때문일 듯. 영화 결말이 제시하는 깨달음까지 얻고 나면 극장 나온 후 자연스럽게 연인이 새롭게 보이는 느낌을 발견할 수 있다. ◇ 팍팍한 일상을 사는 직장인의 공감가는 일상탈출기 ‘클릭’ 매일매일 똑 같은 일상. 지겹지만 그래도 해야 하는 일. 가끔은 힘든 이런 일상을 건너뛰고 싶을 때가 있다. ‘클릭’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느낄법한 이런 욕구에서 출발한다. 영화의 주인공 마이클도 역시 매일매일이 힘든 평범한 직장인. 괴팍한 사장 성질 맞춰주느라 하루하루가 고역이고, 일은 밀리고 또 밀려 집에서까지도 노동은 계속이다. 그러다 보니 가정에 충실바라는 아내와 아이들의 불만도 커져만 간다. 이럴 때 마이클은 한 괴팍한 과학자(크리스토퍼 월큰)가 만든 신비한 기계를 얻게 된다. 마치 비디오테이프를 되감듯 현실을 마음대로 멈추고 되돌리고 앞으로 돌릴 수 있는 리모콘이 그것. 이 리모콘을 통해 마이클은 괴로운 일상을 거침없이 통과해버리고 조금씩 삶을 즐기기 시작한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리모콘이 가진 부작용이 조금씩 일을 꼬이게 만든다. ‘클릭’은 전형적인 ‘아담 샌들러’표 영화다. 언제나처럼 착하고 사람 좋지만 조금 괴팍한 소시민 캐릭터가 겪는 초현실적 소동을 담는다. 작은 영화인만큼 영화를 통해 대단한 감동이나 깨달음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영화가 ‘빅 대디’, ‘해피 길모어’ 등 그의 전작들과 달리 더 많은 웃음을 이끌어내는 것은 이 영화가 직장인의 고단한 삶과 이를 탈출하고픈 현대인의 소망을 충실히 담고 있기 때문. 아내의 잔소리는 소리줄임 버튼으로 들리지 않게 만들고 꽉 막힌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출근시간은 빨리 감기로 순식간에 돌려버리며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직장상사를 멈추기 버튼으로 못 움직이게 만들어 ‘한방’ 날리는 등의 판타지는 현대인들의 일상에 대한 고단함을 그대로 반영해서인지 자못 유쾌하다. ◇ 친근한 우리 이웃들의 모습을 담은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은 ‘가문의 위기’, ‘가문의 부활’ 등 일련의 ‘가문 시리즈’로 유명한 제작사의 신작이다. 이번에도 역시 가벼운 터치의 명절용 코미디로 무장하고 돌아왔다. 충청도의 한 작은 동네가 무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김관장이 운영하는 태껸도장과 역시 김관장이라는 이름의 사범이 운영하는 검도장이 치열하게 대립한다. 둘은 서로 원생을 빼내가기도 하면서 서로 자신의 무술이 세다고 티격태격하기 일쑤. 게다가 이 두 사람은 모두 동네 중국집 사장의 외동딸 연실(오승현)을 짝사랑하는 연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던 어느날 동네에 쿵푸도장이 생긴다. 우연치 않게도 이 곳의 사범 역시 김관장. 태껸, 검도 사범과는 달리 나이도 젊은 데다가 피아노를 치며 노래 부르는 로맨틱한 구석까지 있어 무술 경쟁자로도 연적으로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결국 이 세 사람의 김관장은 연실을 두고 티격태격 작은 소동들을 벌인다. 이렇게 김관장들의 치열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사이 동네에 어두운 그림자가 닥친다. 마침내 세 김관장은 동네를 구하기 위해 힘을 합치기에 이른다. 가벼운 터치의 코미디인 만큼 역시 작품성을 논하기는 무리가 있다. 전체적으로 이야기도 산만한 편이고 억지 웃음을 유도하는 장면들도 군데군데 눈에 띤다. 하지만 영화는 이런 단점들을 캐릭터의 매력으로 상쇄시킨다. 신현준, 최성국, 권오중 등 코미디로 잔뼈가 굵은 세 배우가 연기하는 세 명의 김관장은 우리가 동네에서 흔하게 마주치는 이웃집 사람들의 느낌 그대로다. 흔한 소영웅 스토리의 주인공들처럼 그저 착하고 정의로운 사람들이 아니라 조금은 쪼잔하고, 소심한 인물들인 것. 이런 사람들이 마을을 구해내기 위해 힘을 합치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꽤나 뿌듯하다. 때문에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은 취향에 맞지 않으면 얼굴을 찌푸리며 봐야 하는 여타 조폭 코미디와는 조금 다른 위치에 있다. 영화의 스토리나 억지 웃음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는 있지만 영화가 구현하는 인물들을 미워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공감 가는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스토리인지라 묘하게 밉지 않은 영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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