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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마녀는 없다?

孫光植(언론인)이른바 「밍크 게이트」는 「마녀사냥」이었다는 법적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하기로 시나리오를 짜고 내린 것인지 예의 엄정하고 공정한 조사 후에 도달한 판단인지는 알 길이 없다. 어쨌던 마녀로 표적이 되었던 쪽은 다 혐의를 벗어났다. 그래도 국민감정을 의식했음인지 마녀 한명을 지목해 냈다. 통일원 장관 부인 배정숙씨다. 그것 마저도 피의 당사자인 전직 장관과 그의 부인에게 그렇게 하기로 미리 양해를 구한 뒤 꿰어 맞춘 것인지 확인할 길은 없다. 그런 의문을 갖는 것은 대저 권력의 문법이란 우리의 경우 그런 메카니즘에 의해 법을 재단하는 쪽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죄 없는 사람을 군중재판으로 「주홍글씨」를 입혀 돌로 치려 한 걸 법이 막았다고 보면 크게 다행한 일이라 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 사건 아닌 파동에서 참으로 미묘한 게 있다. 도대체 누가 마녀로 지목되었던가 하는점이다. 김태정 법무장관인가, 아니면 그의 부인 연모씨인가, 아니면 이 파동에 이름이 거론된 「안방들」인가. 외관상 혹은 형식상 김장관과 그의 부인이 지목되었다하더라도 진짜 표적은 고위 공직자의 안방, 더 나아가서는 돈이 있고 행세하는 집안의 안방이 아닐까. 그것도 사람이 아니라 끼리끼리 모여 의상점엘 가고 부정한 커넥션을 만들고 수천만원 짜리 털옷으로 뇌물을 삼고 하는 그런 생활 양태를 겨냥한 게 본질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보면 진짜 마녀로 지목된 배씨는 그걸 몽땅 뒤집어 쓴 속죄양일 수가 있다. 군중의 마녀사냥을 재판하겠다고 나선 검찰이 마녀사냥을 하고 만 셈이다. 「마녀사냥」이야 어제 오늘 시작된 현상은 아닐 터이다. 따지고 보면 한보 사건에서도 그런 면이 있었다. 당시의 기준과 사회심리로 보면 오늘날의 부실 투성이의 은행과 대기업들은 정태수씨와 경중은 있되 돌맞아야 마땅하다. 중세도 아닌데 「마녀사냥」식 사회현상이 있는 것은 민중의 우매가 아니라 권치가 법치를 누르고 2중 기준에 따라 살 자는 살고 죽일자는 정해지는 권력문법의 수준에 있는 게 아닐까. 분명 마녀가 있으니까 마녀사냥 현상이 있다. 이것이 보다 진실에 가까운 얘기일 것이다. 「마녀는 없다」가 아니라 분명 마녀들은 있다. 마녀로 볼까 말까 하는 쪽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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