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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가 바닥났다
입력2004-08-01 16:25:45
수정
2004.08.01 16:25:45
10년만의 폭염에 중국發 원자재난 겹쳐
선풍기가 바닥났다
10년만의 폭염에 중국發 원자재난 겹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선풍기 코너에서 대부분의 선풍기가 품절되고 일부 벽걸이형 선풍기만이 남아있다. /이호재기자.
‘대한민국에 선풍기가 동났다’
10년만에 찾아온 폭염에 할인점과 양판점 가전 매장의 선풍기 재고가 바닥났다. 선풍기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이유도 있지만 중국발 원자재 난으로 부품 공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일전기 등 국내 주요 선풍기 업체들은 지난달 19일 이후 공장 가동을 멈췄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당초 준비한 선풍기 30만대를 2주전에 모두 팔고 지난주초 5만대를 긴급 확보했으나 이번주중 모두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재고는 2만여대에 불과하고 벽걸이제품 등 비가정용이 절반 가량이어서 가장 인기가 높은 14ㆍ16인치 스탠드형은 일부 매장에서 없어서 팔지 못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사정은 비슷하다. 1만 여대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지만 하루 판매량이 3,000대에 이르고 있어 조만간 재고가 바닥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상일 롯데마트 가전담당 바이어는 “제조업체와 수입상을 다 뒤져도 선풍기를 구할 수가 없다”며 “사실상 대한민국에는 선풍기가 동났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수입상도 중국산 제품 값이 크게 오른 데다 이달 중순 이후에는 선풍기 판매가 종료되기 때문에 재고 부담을 안고서 수입하기를 꺼리는 실정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중국산을 들여오는 데 대략 10~15일 가량 소요된다. 중국 수입산은 최근 웃돈까지 붙어 거래되고 있다.
김형권 홈플러스 가전바이어 “늦더위에 맞춰 물량을 미리 확보한 수입상으로부터 20%가량 웃돈을 주고 중국산 1만대를 추가로 확보했다”며 “예년에는 이맘때 주문하는 중국산 제품은 덤핑으로 쏟아지기 마련인데 올해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토로했다.
하이마트ㆍ테크노마트 등 전자 유통가에도 선풍기 재고가 바닥났다. 전자 유통가에서는 1만~2만원대의 14인치 중국산 저가 상품을 찾아 볼 수 없으며 5만원 이상의 16인치형 리모콘형 선풍기도 조만간 매장에서 구입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하이마트측은 설명했다.
선풍기가 이처럼 품귀현상을 보이는 것은 폭염 탓이 1차적 원인이지만 2년간 불황으로 선풍기 재고가 많았던 제조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인데다 중국산 부품 공급마저 여의치 않아 예년보다 10여일 일찍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부품 부족은 중국의 원자재난과 전력난이 겹쳐 부품제조업체가 공장가동을 일시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박창진 한일전기 영업부 차장은 “국내 부품생산 업체들이 중국으로 건너가는 바람에 필요한 부품을 제때에 공급 받지 못해 지난달 20일부터 생산을 중단했다”며 “최대 성수기에 부품이 없어 생산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
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입력시간 : 2004-08-0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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