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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원배부위원장] "재벌총수 부실경영 실상 모른다"

윤원배 금융감독위원회부위원장은 23일 빅딜등 5대재벌의 구조조정이 늦어지는 이유는 재벌총수들이 기업의 경영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자기 기업의 이익을 위해 국민경제를 볼모로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尹부위원장은 재벌총수들이 전문경영인이 만든 회계장부에 현혹돼 부실기업을 건실한 기업으로 착각하고 있고 IMF체제에 돌입하게 한 책임이 있으면서도 과거의 사고를 버리지 못해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도를 다시 흔들리게 만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현 정부의 경제요직을 대거 장악한 중경회(中經會)의 핵심멤버인 尹부위원장이 이날 직설적인 표현을 쓰며 재벌총수들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은 정부가 향후 빅딜을 포함한 재벌개혁 작업을 강력히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尹부위원장은 이날 힐튼호텔에서 기업과 금융기관임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매경인력개발원초청 조찬간담회에서 「기업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정책방향」이란 제목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준비한 강연원고는 전혀 펼치지 않은채 미리 작심한 듯 『과거에 잘못했던 사람들의 사고가 변하지 않아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尹부위원장은 『대외여건이 유리하게 변하고 (실물경제 붕괴를 우려한) 경제살리기 시책을 시행하자 마치 정부가 구조조정을 포기하고 경기 활성화로 돌아선 것으로 잘못 인식, 우리 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돌입한 이유를 망각하거나 안이하게 대처하는 현상이 만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의 회계장부를 분석해 본 결과 그룹회장들은 전문경영인들이 만든 장부의 (진실된) 내용을 정말 알고 있는 지, 회사가 (과연) 건실하게 운영되는지 여부를 제대로 아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尹부위원장은 『빅딜관련 기업의 오너들은 해당기업이 흑자를 내고 있어 다른 기업에 넘기면 손해라고 생각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형편없이 부실한 기업을 (가능성있는 기업으로) 착각하고 있다』면서 『오너마저 자기 회사의 실상을 모르고 있다』고 통박했다. 그는 최근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현대와 LG반도체 빅딜을 구체적으로 지목하며 『회장님들이 회계 장부의 문제점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尹부위원장은 『현대와 LG반도체가 통합할 경우 투자비용이 절감되고 시장지배력이 높아져 경영능력이 향상된다는 데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면서 『그러나 두 기업이 국민경제 전체를 고려하지 않고 경영주체 문제로 자기 기업의 이익을 위해 국민경제를 볼모로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尹부위원장은 『외국에서 우리 경제의 구조조정이 더디다는 평가를 내리는 이유는 빅딜때문이 아니라 빅딜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면서 『이에따라 금융 구조조정을 통해 회복된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가 다시 흔들리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리 큰 기업이라도 생사여탈권을 휘두를수 있는 막강한 힘을 정부는 가지고 있다』면서 『권한행사를 통해 (대기업 구조조정을) 빨리 해야 한다는 유혹도 받지만 후유증이 많아 직접개입을 자제하며 기업들이 따라주길 바라고 기다리는 상황이다』고 설명, 대기업 구조조정이 더이상 지연될 경우 실력행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을 강하게 비쳤다. 【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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