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고] 새 천년의 지평을 향해
입력1999-11-28 00:00:00
수정
1999.11.28 00:00:00
지금 시계바늘은 기아와 질병, 그리고 대규모 살상전쟁으로 점철된 회한(悔恨)의 1000년대를 뒤로 하고 2000년대를 향해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아직도 지구촌 곳곳에는 배고픔과 전쟁의 불씨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건만, 언젠가부터 뉴 밀레니엄 찬가가 온 거리를 휩쓸기 시작했다.
인류는 오랜 세월 지속되어 온 농경사회로부터 공업사회로의 이행에 획기적 역할을 담당한 산업혁명을 문명사의 일대 전진이라고 일컬어 왔다. 1969년 닐 암스트롱이 인공위성을 타고 달나라에 착륙한 데에 이르러서는 경악과 찬탄을 금치 못했다.
이러한 기술의 진보에 힘입어 인류는 지난한 역사발전과정을 거치면서 근대국가를 형성했다. 민족단위를 기반으로 통일된 시장을 만들어냈으며 이를 기초로 하여 경제적·법적·생활적 공동체를 통합했다.
요컨대 근대국가는 일국 차원에서의 경제활동을 기본으로 했다. 다만 일국의 정치적·경제적 지배권을 무력전쟁을 통해 다른 국가의 영토로 확장시키려는 약탈적 제국주의가 금세기 중엽까지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새 천년은 지금까지 인류가 걸어왔던 사회상과 분명히 다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른바 세계화·지식정보화 사회이다. 과거 산업사회가 기계의 발명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해 왔다면, 지식정보화 사회는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통해 광속으로 정보를 확산시켜 재부(財富)를 창출하고 있다.
고대 로마시대 이래 인류의 역사에 나타났던 제국주의가 무력으로 식민지를 확장해왔다면, 단일 세계경제권으로 통합되어가는 세계화 사회에서는 컴퓨터의 키보드로 타국의 경제력을 장악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급변하는 세상에서 오늘날 우리나라의 자화상을 보노라면 자괴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지난 날의 오류에 대한 엄혹한 자기성찰과 맹성이 없으면 자기발전이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며, 희망과 개혁 그리고 일류국가를 뉴 밀레니엄의 화두(話頭)로 삼을 것을 제안한다.
일류국가는 무한경쟁 사회에서 우리가 도달해야 할 지향점이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사회의 전 부문에 걸쳐 과감한 개혁을 추진하여 적폐를 일소해야 한다. 구악의 청산과정에서 순간의 고통과 절망이 수반되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일이겠으나, 새 사회 건설에 대한 희망을 간직하며 감내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사회의 통합을 구축해야 한다. 20세기 후반 최루탄과 돌멩이,
화염병으로 얼룩졌던 거리의 전투, 이름하여 민주 대 반민주의 투쟁구도는 끝났다. 탈권위주의와 수직적 민주화를 넘어선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수평적 민주화를 이루어야 한다.
굳이 미래사회를 20대80의 사회라는 점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중산층의 추락과 빈곤층의 증가가 현재화하고 있는 지금, 우리 사회의 버팀목인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국가정책은 매우 절실히 요구된다.
다음으로, 지역갈등을 해소하여 국민화합을 이루어야 한다. 망국병이라 일컬어지는 지역감정은 1960년대 독재정권에 의해 조성되었던 것이며, 특히 1990년 3당합당을 통한 호남 고립화전략에 의해 증폭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물론 지역주의가 단시일내에 극복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1852년 남북전쟁이 일어난 이래 1970년대 초 공화당 후보인 부시가 텍사스주지사에 당선되기까지 120년동안, 상·하원은 물론 지방의원까지 공화당이 남부에서 발을 붙이지 못했다는 사실에서도 반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균열을 방치할 수만은 없다. 각 지자체간의 교류 활성화와 문화·예술·체육활동을 통한 정서적 통합등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국민화합을 이루어야 한다. 그리하여 지역감정은 한 시대에 나타났던 돌연변이로 처리하고, 한 핏줄이라는 생물학적 유전인자를 회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민족통일을 이루어야 한다. 한 민족·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려진지 반세기가 넘었으며, 지구상에 분단국으로 남아있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남과 북의 신뢰속에 화해와 상호교류를 통해 민족통일을 이루고 웅비하는 한국·한국인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우리 한민족에게는 만주벌판을 휘젓던 고구려인의 진취적인 기상이 연면히 이어져 오고 있지 아니한가.
대망의 새 천년의 지평을 환하게 밝혀주는 희망의 등불이 온누리에 퍼지기를 기대한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