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안방식탁 ‘먹거리 비상’
입력2003-12-24 00:00:00
수정
2003.12.24 00:00:00
홍준석 기자
“오리, 닭, 돼지에 이어 소까지라니…. 이젠 도대체 뭘 먹고 살아야 하나?”
미국 내 광우병 의심소 발견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잠정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24일 각종 인터넷포탈 게시판에는 먹거리에 대한 네티즌들의 자조 섞인 불평이 들끓었다.
두 아이의 엄마라는 한 네티즌은 “크리스마스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패스트푸드점이나 패밀리레스토랑을 가려고 했는데 조류독감과 광우병으로 여의치 않다”며 “마땅히 뭘 먹어야 할 지 선택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푸념했다.
`tyy9080`의 아이디를 가진 시민은 “조류독감과 돼지콜레라로 닭고기, 돼지고기 먹기기가 굉장히 부담스러운 상황에 광우병까지 발견돼 쇠고기도 멀리하게 생겼다”며 “그렇다고 생선만 먹을 수 있냐”며 갑갑해 했다.
실제로 이 같은 네티즌의 우려가 벌써 현실로 일어나고 있다. 과천의 정부종합청사 간부식당에서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보통 점심 때면 꼬리곰탕이 가장 많이 팔렸는데 오늘은 광우병 때문인지 몰라도 상당수 손님들이 다른 음식을 찾았다”며 “일반식당 메뉴인 설렁탕도 오늘은 별 인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서초동에서 A갈비집을 운영하는 김모(54ㆍ여)씨는 “최근 조류독감으로 손님들이 부쩍 늘었었는데 오늘 광우병 소식이 전해지자 무섭게 손님들의 발길이 크게 줄었다”며 “오신 손님들도 한우인지 수입산인지 꼭 물어보고 주문한다”고 전했다.
B정육점 사장인 황모(49ㆍ서울 마포 공덕동)씨는 “아직 미국에서 광우병 최종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는 뉴스를 들었는데도 매상이 평소보다 떨어졌다”며 “광우병이 최종 확인될 경우 어떻게 될 지는 불 보듯 뻔하다”며 걱정했다.
백화점ㆍ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마트의 경우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주문을 전면 중단했고, 홈플러스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주문을 중단하고 매장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전량 철수시키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25일부터 호주산 쇠고기 40톤을 긴급 투입하고 돼지고기나 생선의 물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외식업계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패밀리레스토랑은 대부분 호주산 청정우를 사용하고 있지만 영업상 어느 정도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 미국계 패밀리 레스토랑인 T.G.I.프라이데이스 등 일부 업체는 미국산과 호주산을 병용하고 있는데 유통 채널을 호주로 옮기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이에 앞서 조류독감으로 인한 닭고기와 오리고기 관련업체들은 거의 초상집 분위기다. 이마트는 최근 일주일간 닭고기 판매액이 평소의 절반 가까이 감소했고, 홈플러스도 평일 닭고기 매출이 30~40% 급감했다. 치킨 전문 패스트푸드점인 KFC와 파파이스 매장은 방문 고객수가 줄고 손님들은 치킨 주문을 꺼리고 있다.
<홍준석기자, 신경립기자 jshong@sed.co.kr>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