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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론 여파로 아더 앤더슨 휘청
입력2002-01-14 00:00:00
수정
2002.01.14 00:00:00
엔론사 관련 서류 파기… 美 SEC 정밀수사나서
정ㆍ관계 로비의혹으로 미국 정가를 흔들고 있는 엔론 사태가 엔론의 주회계법인인 아더 앤더슨의 신용추락에 머물지 않고 미 회계업계 전체로 파장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 실적 부풀리기 등 일부 회계 관행과 관련 월가 전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아더 앤더슨이 최근 엔론 파장의 영향으로 회계 법인의 '생명'이라 할수 있는 신용이 급격히 추락, 생사의 기로에 처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아더 앤더슨은 언스트 앤 영, KPMG 등 미국 5대 회계법인 중 한 회사와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회계법인이 엔론 사태에 휘말리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아더 앤더슨 인수를 꺼리고 있기 때문에 합병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날 타임스는 온라인판 기사를 통해 아더 앤더슨의 직원들이 엔론이 대규모 손실을 공시하기 4일전 이 회사와 관련된 모든 서류들을 파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결국 앤더슨은 엄청난 법적 시비에 휘말릴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증권관리위원회(SEC)는 현재 아더 앤더슨의 엔론 관련 문건 파기와 관련한 내용을 정밀 수사중이다.
아더 앤더슨은 이미 지난 5년간 크고 작은 회계 스캔들에 휘말려 신용이 급속히 추락한 상태다. 지난해에는 사기혐의를 받은 웨이스트 매니지먼트의 회계감사 오류에 대한 책임으로 SEC에 700만 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선빔에 대한 회계 감사결과를 말썽을 빚으면서 선빔 주주들로부터 제소를 당해 1억1,000만달러를 주고 화해를 한 사건도 있었다. 여기에 엔론 사태가 겹치면서 직격타를 가한 것.
그러나 이번 사태로 위기에 처한 것은 비단 아더 앤더슨 뿐만이 아니다.
뉴욕 타임스는 아더 앤더슨과 엔론의 사건을 계기로 나머지 대형 회계법인에 불똥이 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회계 법인과 대기업간의 유착관계는 공공연한 사실로 인정돼 왔기 때문. 현재 아더 앤더슨의 초점이 맞춰져 있는 회계 감사 관련 조사는 다른 회계 법인에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엔론 사태를 계기로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 내용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파이낸셜 타임스 역시 이날 아더 레빗 전 SEC 위원장의 말을 인용, "실적을 부풀리거나 축소하는 등 투자자들을 속여온 기업들은 엔론 뿐이 아닐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내용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특히 레빗 전 위원장은 많은 기업들이 9.11테러를 빌미로 향후 순익을 부풀리기 위해 해당분기의 실적을 의도적으로 축소했다는의혹을 제기했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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