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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97년 외환위기 극복 안됐다"

■ '외국 사례 분석' 보고서<br>기업 설비투자 부진… 소득분배 수준도 회복안돼<br>사회 안전망 확충·고용구조 개선 중점과제로 꼽아

지난 97년의 외환위기가 아직도 진정으로 극복되지 않았다는 진단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10년을 맞아 청와대 내부 보고서에서 나왔다. 거시경제지표의 회복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가 여전히 부진하고 소득분배 수준도 외환위기 이전 수준까지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보고서에는 사회 안전망 확충과 고용ㆍ소득 분배 구조 개선이 정책의 중점 과제로 꼽혀 있어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사회투자와 동반 성장론과 궤를 같이했다. 1일 청와대에 따르면 경제정책비서관실은 경제위기를 맞는 나라들의 회복과정과 소요기간 등의 사례를 분석한 ‘외국의 경제위기 회복사례 분석’ 용역 보고서를 최근 노 대통령에게 서면보고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각기 경제 모델의 특징별로 70년대 영국(영미형 강대국), 90년대 스웨덴(유럽형 강소국), 러시아(자원부국), 태국(강소국)의 사례가 담겨 있다. 청와대는 이들 나라의 위기원인에 대해 ▦방만한 재정운용 ▦효과적인 금융감독기능 부재 ▦경제 시스템이 자본 자유화 등 외부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점을 꼽았으며 위기 이후 환율 안정을 중심으로 거시정책을 펴고 근본적인 개혁정책을 병행해 위기를 극복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나라가 성장률 등 거시경제지표가 빠른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투자부진과 고용침체 등으로 진정한 위기극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청와대는 진단했다. 청와대는 우리나라의 경우도 외환위기 이후 거시경제지표가 빠르게 회복되고 대외 부분 안정성도 크게 제고됐지만 기업들의 보수적인 투자성향, 수익모델 부재 등으로 위기 이전에 비해 설비투자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또 소득분배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도 세계화ㆍ정보화ㆍ고령화 등으로 인해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니계수는 97년 0.28에서 98년 0.32로 급등했다가 2005년 0.31로 떨어졌으나 원래 수준으로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97년 외환위기를 진정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장률 등 거시경제지표의 회복에 안주하기보다 근본적인 경제체질 개선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사회 안전망 확충 등을 통해 악화된 고용ㆍ소득 분배 구조를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제의 위험요인을 면밀히 점검ㆍ제거함으로써 미래의 위기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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