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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시장 판도 빠르게 바뀐다

휴대폰시장 진입 2년만에 애플, 데이터사용량 1위로<br>구글 모바일 웹도 급부상

지난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웹2.0 서밋'. 휴대폰을 이용한 인터넷 접속경로를 보여주는 모건스탠리의 발표가 끝나자 장내가 술렁거렸다. 지난 2007년까지만 해도 영국 휴대폰 이용자들은 절반 정도가 이동통신사들의 웹사이트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했지만 2008년에는 82%가 검색업체인 구글의 모바일웹을 이용했다. 불과 1년 만에 모바일웹 시장상황이 완전히 바뀐 셈이다. 매리 미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정보기술(IT) 시장의 지배력이 하루가 멀다 하고 변화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들어 글로벌 IT 시장판도가 무서운 속도로 바뀌고 있다. 유선에서 무선으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장질서가 생겨나고 있는 것. 휴대폰 시장이 대표적이다. 6일 시장조사 업체인 애드몹에 따르면 애플은 10월 한달간 전세계 휴대폰 데이터 사용량의 32.1%를 차지하면서 노키아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휴대폰 시장에 진입한 지 2년밖에 되지 않고 시장 점유율도 2%에 불과한 업체가 데이터 사용량 면에서 세계 1위 휴대폰 업체를 누른 것이다. 애플은 3ㆍ4분기 영업이익도 16억달러로 노키아(11억달러)를 따돌리고 선두로 부상했다. 아이폰이라는 단 하나의 휴대폰으로 수많은 제품군을 거느린 노키아를 제친 것이다. IT 발전에 따른 시장판도 변화는 다른 영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의 연말 유통시즌 개막을 알리는 '블랙 프라이데이'에 앞서 유통업체 사이트를 방문한 고객 수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월마트가 부동의 1위를 차지했지만 이제는 인터넷 쇼핑몰 업체인 아마존에 선두자리를 내준 상태다.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는 절대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검색 업체 구글이 내놓은 '오피스'의 추격을 받고 있으며 인터넷에서는 반대로 구글이 MS의 검색도구인 '빙(Bing)'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서로 물고 물리는 '힘의 순환고리'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이처럼 시장상황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위한 다른 업종 간의 협력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를 매개로 이뤄진 '삼성전자-현대자동차-KT'의 삼각제휴나 SK텔레콤과 르노삼성자동차의 협력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모든 시장이 하나의 고리처럼 연결되면서 '규모의 경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소프트웨어 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IBM은 2008년 이후 무려 20건에 달하는 인수합병(M&A)을 단행했고 ▦MS 18건 ▦노키아 9건 ▦구글도 7건에 달했다. 이러한 M&A 물결은 국내에도 밀려와 ▦KT-KTF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삼성SDS-삼성네트웍스 ▦포스데이타-포스콘 합병 등이 완료됐거나 진행되고 있다. 이강윤 한국IBM 연구소장은 "기술 범용화와 시장 글로벌화의 진전으로 21세기의 혁신은 그 어느 때보다 글로벌하게 급속한 속도로 이뤄질 것"이라며 "여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쇠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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