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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천경자'

8일부터 갤러리현대 등서 대형 회고전 열려<br>'황금의 비' 등 미공개·미완성작 40여점 눈길

‘사월’ (1974)

‘길례언니’ (1973)

뉴욕에서 투병중인 원로화가 천경자(82) 화백의 대형 회고전이 사간동 갤러리 현대와 두가헌 갤러리에서 8일부터 열린다. 천 화백은 2003년 뇌출혈로 쓰러진 뒤 건강이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상태. 그의 국내 전시는 2004년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에서 열렸던 ‘천경자 특별전’ 이후 2년 만이다. ‘내 생애 아름다운 82페이지’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에서는 천 화백이 1950~1960년대에 그린 미공개 작품 6점과 1970~1990년대 대표작 30여점, 수채화, 펜화, 연필화 180점이 공개된다. 대표작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1976년 작. 130×189cm)와 인물화 ‘황금의 비’(1982년 작. 34×48cm), 풍경화 ‘칸나와 공작’(1955년 작. 166×61cm) 등 3점을 전시가 끝나는 대로 국립현대미술관(1점)과 서울시립미술관(2점)에 각각 기증할 예정이다. 이들 작품은 모두 채색화로 완성도나 희귀성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황금의 비’와 ‘칸나와 공작’은 미공개 작품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서명만 했으면 완성작이라고 볼 수 있는 미완성 작품 40여점도 선보인다. 갤러리 현대측은 “지난해 네덜란드 반 고흐 뮤지엄과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개최된 빈센트 반 고흐-더 드로잉 전시를 통해 작가의 작품 이해를 높일 수 있어 최근 드로잉이 중요한 작품으로 재평가 받고 있다”며 “천 화백이 그린 탄탄하고 속도감 있는 드로잉의 진수를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천 화백은 98년 서울시립미술관에 작품 93점과 전 작품에 대한 저작권을 기증했고 서울시립미술관은 천화백의 상설 전시실을 운영 중이다. 병풍그림 ‘칸나와 공작’은 천 화백 측이 소장가에게서 억대의 비용을 치르고 재구입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하는 것이어서 작가와 가족 측의 사회공헌 정신을 엿볼 수 있다. 평소 천화백은 많은 사람들에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식들에게 작품을 남기지않겠다고 말해왔다. 98년에도 천 화백은 서울시립미술관에 아끼던 작품과 드로잉 93점을 기증했다. 시립미술관은 이에 ‘천경자 전시장’을 꾸미고 작품을 상설 전시 중인데 이번에 대표작 2점이 다시 유입돼 전시장이 한결 풍성해질 전망이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천 화백의 뚜렷한 대표작을 보유하지 못했기에 이번 기증을 가뭄의 단비 격으로 반기고 있다. 6폭짜리 병풍에 흐드러지게 핀 칸나와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공작이 잘 어우러진 ‘칸나의 공작’은 천 화백이 홍익대 미대 전임강사로 부임하자마자 일본 채색화와 다른 ‘한국적 채색화’를 선보이기 위해 몰입했던 작품이다. 전시는 4월2일까지 계속되며 입장료는 일반 3,000원, 청소년 2,000원이다. (02)2287-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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