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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월드카파문' 수습국면
입력2000-05-09 00:00:00
수정
2000.05.09 00:00:00
연성주 기자
현대자동차의 「월드카 파문」이 수습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미쓰비시가 9일 월드카 공동개발 부분수용을 발표함에 따라 이번 사태는 일단락될 전망이다.
그러나 현대는 어찌됐든 「진행중인 협상내용은 발표하지 않는다」는 국제적 관례를 무시함으로써 대외신인도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수용 배경=결과적으로 이번 사태는 현대, 다임러크라이슬러, 미쓰비시 등 3사가 향후 펼쳐질 전략적 제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힘겨루기였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그럼에도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는 월드카 사업 참여로 얻을수 있는 막대한 수익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관측이다.
1,000~1,500CC급 차량 확보에 목을 매고 있는 다임러크라이슬러로서는 이미 성공단계에 접어든 현대의 리터카가 던지는 달콤한 유혹을 거부하기는 사실상 힘들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이번 사태는 미쓰비시의 어정쩡한 태도와 현대의 섣부름이 어울려 빚어졌다.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는 지난달 27일 소형차 개발 계획인 「Z카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나 정작 출시는 2002년이후에나 가능하자 미쓰비시가 현대차에 참여를 제의했고 현대는 세계자동차업계의 재편이라는 조류에 뒤처지지 않기위해 이를 받아들인 것.
최근 일련의 일들로 위기감을 느낀 현대차는 미쓰비시의 말을 철석같이 믿은데다 일단 터뜨리고 보자는 강박감에 3사간 완전합의도 하기 전 언론에 발표하는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그러나 이 사실이 외부에 발표되자 자존심이 상한 다임러크라이슬러가 합의 사실을 전면부인했으며 다임러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미쓰비시도 발을 빼면서 일파만파로 번지게 됐다.
◇협상전략인가, 해프닝인가= 현대가 선수를 쳤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는 현대가 이번 프로젝트로 얻는 유무형적 이득이 3사중 가장 크기 때문이다.
현대로서는 세계 4위 업체인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제휴, 브랜드 이미지와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효과는 물론 이른바 합종연횡으로 대변되는 세계 자동차산업의 재편과정에서 선진대열에 승차하는 행운을 얻을 수 있다.
산업자원부나 업계에서 『협상과정에서의 통상적 해프닝』으로 치부한 것도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45조원의 매출과 2조3,000억원의 이익을 달성한다는 장밋빛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겨냥한 복잡한 수 싸움의 결과라는 것이다.
앞으로 3사간에 펼쳐질 투자비 배분, 판매지역 설정 등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속내가 짙게 깔려 있음도 물론이다.
연성주기자SJYON@SED.CO.KR
입력시간 2000/05/0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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