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투자기관 재취업 공무원ㆍ군인 “연금 제한은 위헌”

공무원이나 군인으로 있다가 퇴직한 뒤 정부투자기관이나 재출자기관에 재취업할 경우 연금 지급액을 제한토록 규정한 공무원 및 군인 연금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권성 재판관)는 25일 서울행정법원이 “공무원의 퇴직연금 지급정지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옛 공무원연금법 제47조 제2호는 헌법상 평등권과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제기한 위헌제청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문제의 공무원연금법은 연금지급정지 대상이 되는 정부투자기관이나 재투자기관, 정부재정지원기관의 범위를 법률로 정하지 않고 행정자치부령에 입법을 위임하고 있는데 이는 헌법상 입법위임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현행 연금법에서는 소득액보다 지급정지되는 연금액이 더 큰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데도 소득의 규모를 감안하지 않고 무조건 절반을 감액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연금지급 정지제도의 본질과 취지에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공군에서 20년 이상 조종사로 복무하다 퇴역한 뒤 아시아나항공에 재취업한 강모씨 등은 현행 연금법이 퇴직 공무원 가족의 생활안정을 위한 사회보험의 하나인데도 일률적으로 연금을 1/2로 감액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며 2001년 6월 헌법소원을 냈다.

한편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경일 재판관)는 지방자치단체장이 국회의원 선거에 입후보 하고자 할 경우 선거일 180일 이전에 단체장 직을 사퇴하도록 규정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제53조 제3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오철수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