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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상생으로 불황넘자] <상> '산업의 꽃' 자동차업계 분규

연례행사 파업은 '이제 그만'<BR>현대車 87년 노조설립후 매년 되풀이…2001년 피해약 사상 처음 1兆 넘기도<BR>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가장 큰 걸림돌


‘임금인상 요구→임금인상안 반대→파업결의.’ 지난 1987년 노조 설립 후 해마다 거르지 않고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현대자동차의 임금ㆍ단체협상 풍경이다. 산업계의 임금협상이 비교적 조용히 진행됐던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2일 올들어 16차례의 임단협 회의를 마친 후‘협상결렬’을 선언했다. 그리고 곧바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현대차 노조의 일정대로 오는 23일 중노위로부터 쟁의신청이 받아들여지면 23~24일 이틀간 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이르면 25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그 파장을 쉽사리 예측하기 힘든 우울한 시나리오일 수 밖에 없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월2일 올해 임단협을 위한 첫 상견례를 가진 후 이렇다 할 논의도 제대로 갖지 못했다. 그저 양측의 요구안만 확인한 후 예정대로 협상 결렬과 쟁의 신청의 수순(?)을 밟고 있는 셈이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평균 10만9,181원(기본급대비 8.48%) 인상, 당기순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현재 700%) 100%포인트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비롯한 경영권 참여 확대 등의 요구사항을 내걸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내수침체로 인한 내수 실적 감소 등을 이유로 임금 인상폭 축소, 그리고 노사간 첨예한 대립양상을 나타내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은 정부와 사회적 논의를 거쳐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노사 상생의 길’을 찾기 위한 여러 해법을 제시해왔고 이에 일부 업체의 노사는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나서 올해 임단협은 분쟁없이 순조롭게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GM대우차는 분규없이 지난달 말 노사협상을 타결했고, 대한항공ㆍ쌍용건설ㆍ대우건설ㆍ풍산 등 20여개 대기업 노조는 사측에 임금인상안을 전격 위임하는 등 국내 제조업계 전반적으로는 ‘노사 상생’의 무드가 그 어느 때보다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최대 노조를 자임하는 현대차 노조가 지난 12일 쟁의신청에 나선 데 이어 기아차 노조도 16일 쟁의 신청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올해 자동차업계의 노사분규는 예년과 달라질 게 없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업계 노사분규의 가장 큰 문제는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전후방산업이나 하청업체에 미치는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지기 마련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1987년 노조 설립 후 지난 1994년 한 해만 빼고는 파업이 연례행사처럼 이어져 왔다. 심지어 국가 경제가 IMF(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에 있던 1998년에는 무려 36일동안 파업을 강행, 피해액만 9,644억원에 달했으며 지난 2001년에는 피해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사가 힘을 합쳐 뛰어도 부족할 판국에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동차업계의 노사상생을 위해서는 노측의 무리한 고용보장 요구와 경영권참여 확대를 자제해야 하는 반면 사측도 투명한 경영을 더욱 확대해 책임있는 기업경영의 모습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며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파없사태에서 나타났듯이 국민들의 파업에 대한 반대여론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 양측 모두 무분별한 파업은 자제,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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