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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감소와 생존전략/강창희 대우증 상무(기고)

◎증권사 타격 불보듯… 새 업무 진출 모색 필요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금융개혁 단기과제」 중 증권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내용은 주식위탁매매수수료의 자유화다. 우선 수수료자유화 조치는 수수료율의 인하경쟁으로 연결된다. 미국의 사례를 보면 1975년 수수료자유화 이전에 미국증권회사들이 기관투자가로부터 받는 수수료율은 0.8% 정도였다. 그것이 1∼2년 사이에 업계평균으로는 0.2% 이하로 떨어졌고 수수료할인 증권업자(Discount Broker)는 여기에서 30∼50%를 더 깎아 주었다. 더구나 1990년대 들어 전자매매가 발달되면서 이율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지고 있다. 일본의 중견증권회사중에도 매매금액이 2억엔 이상이면 아예 수수료를 받지 않고 결제일까지 일시적으로 증권회사에 체류되는 자금을 단기로 운용하여 수익을 내겠다는 증권회사까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여기에서 주의할 것은 개인고객으로부터 받던 수수료율은 낮아지지 않고 오히려 높아졌다는 것이다. 개인은 수수료율 인하보다 질 높은 서비스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메릴린치」가 미국 1위 증권사의 지위를 확고히 한 것은 이와 같은 개인 고객기반이 강했기 때문이다. 수수료율의 저하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전체수익에서 차지하는 주식매매 위탁수수료 수입의 비중이 크게 낮아진다. 뉴욕증권거래소 회원사의 평균을 보면 자유화이전에 50∼60%를 차지하던 것이 10년후인 85년에는 20%정도의 비중으로 떨어졌다. 주식위탁 수수료수입 비중이 이렇게 떨어진 것이 물론 수수료율의 하락에 의한 것만은 아니었다. 당시 미국의 주식시장이 침체국면에 있었고 투자가가 주식을 너무 자주 매매하는 이른바 회전율영업을 거부했던 것도 큰 이유였다. 참고로 최근의 한국주식시장의 시가총액 회전율이 1백∼1백50% 정도인데 반해 당시 미국시장의 회전율은 40% 정도였다. 한국시장의 회전율이 얼마나 높은 수준이며 회전율이 낮아지는데서 오는 타격의 정도도 상상할 수 있다. 미국의 증권회사들은 생존을 위해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야 했다. 수수료자유화 이후 미국증권업계는 새로운 수입원을 찾는 역사였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성공하지 못한 증권회사는 도태될 수 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1975년 당시 상위 10위 이내에 있었던 증권회사중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회사는 메릴린치증권 뿐이다. 나머지 회사는 도산 또는 타사에 합병되거나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이 과정에서 증권회사의 형태도 분화되었다. 전국규모 종합증권사, 도매영업 전문증권사(투자은행), 디스카운트브로커, 지방증권사, 특정영업전문 증권사(부틱하우스) 등 자기의 실력에 맞는 길을 택한 것이다. 현재 7천5백여개의 미국증권사중 종합증권사는 8개사인데 엄밀하게 종합증권사로 성공한 회사는 「메릴린치」 하나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종합증권사 전략은 어렵다. 미국의 최우량 증권회사이며 규모로도 10위권 이내에 드는 「AG 에드워즈」도 개인영업 전문증권사다. 한국증권업계도 단기적으로는 수수료자유화의 타격을 크게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한국증권사는 1975년 당시의 미국증권사가 갖지 못했던 자기자본력, 우수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 규제완화로 인해 새로운 업무로의 진출도 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를 잘 활용하여 자기실력에 맞는 길을 택하는 회사는 단기적인 구조조정후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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