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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日등 저가공세… 한국 견제 심화

UAE 가스 플랜트 이어 요르단 원전 수주도 무산<br> 발주자 과도한 요구 겹쳐 국내 기업들 잇따라 고배<br>국제 수주경쟁 갈수록 치열 대응책 마련 '발등의 불'

기대를 모았던 요르단 상업용 원전 건설이 프랑스-일본 컨소시엄 손에 넘어갔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이후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견제가 심해지고 수주경쟁도 치열해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건설 중인 신고리 3^4호기 본관건물 전경. /서울경제 DB

국내 기업들이 지난달 말 아랍에미리트(UAE) 샤 가스 플랜트 입찰에서 줄줄이 낙마한 데 이어 요르단 상업용 원자력 발전 수주도 무산됐다. 정부는 "요르단 측이 갑자기 입찰조건을 바꾸면서 수익성이 떨어져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입찰조건 변경과 선진국들의 공격적인 입찰참여는 한국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들은 중동에서도 유럽과 일본 기업들의 저가공세와 발주자들의 과도한 요구 등으로 잇따라 프로젝트 수주를 포기하고 있다. 대형 프로젝트를 따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한국에 대한 견제까지 심해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식경제부는 요르단 정부가 원자로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프랑스 아레바사와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요르단은 앞으로 30년 동안 1,000㎿급 규모의 상용원전 4기를 건설하기로 하고 1차로 오는 2020년까지 아카바지역에 2기의 원전을 지을 예정이다. 총 사업규모는 24조원. 지난 3월30일 한국원자력연구원ㆍ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요르단 정부와 2억달러 규모의 연구용 원자로 건설 사업계약서에 서명했다. 당시 요르단 정부 측은 "한국이 요르단 상용원전 건설 사업에서 적어도 1기 이상의 건설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혀 한국의 원전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요르단 원전 수주가 무산됐지만 정부는 일부러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지경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요르단 정부가 입찰조건을 바꾸면서 사업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입찰조건이 바뀌면서 수주해도 실익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요르단 정부는 지난해 말 통합발주를 분리발주 방식으로 변경했다. 원자로 건설과 토목ㆍ시공, 터빈, 보조기기 등 네 분야로 나눠 이번에는 원자로 분야만 입찰했다. 전체 사업비의 10%에 해당하는데 원자로 건설 업자가 나머지 사업비 중 일부를 조달해야 하는 부담도 붙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떨어진 것은 요르단 정부가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아 입찰조건을 변경한 것도 이유가 되지만 아레바 컨소시엄이 준비를 많이 하고 적극적으로 입찰에 참여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가 UAE 원전을 수주한 후 프랑스와 일본 등 다른 나라들이 입찰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원전뿐만 아니라 대형 프로젝트도 외국 기업들의 견제가 심해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고배를 마시고 있다. 지난달 말 UAE 샤 가스 플랜트 5개 패키지 입찰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을 제외한 현대건설ㆍGS건설ㆍSK건설 등 세 곳이 모두 탈락했다. 이태리 회사가 세 곳, 스페인 업체가 한 곳을 차지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최광식 박사는 "원전수주에 뒤늦게 뛰어든 한국이 UAEㆍ요르단ㆍ터키 등 모든 수주를 독차지할 수는 없다"며 "프랑스까지 중저가원전을 짓겠다며 반격에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도 차분하게 되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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