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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경기 회복] 내년부터 제2특수 가능성
입력1998-11-12 00:00:00
수정
1998.11.12 00:00:00
유례없는 호황을 구가했던 지난 94~95년과 같은 반도체 특수(特需)바람이 다시 불 것인가.세계 반도체 경기가 내년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이 잇따르면서 국내 업계의 기대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달러박스로 통하는 「반도체」경기의 회복여부는 관련업체는 말할 것도 없고 외환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전체로서도 여간 관심이 가는 대목이 아닐수 없다.
세계반도체단체협의회(WSRS)가 지난달 세계 D램시장이 내년에는 14%정도 확대되고, 2001년까지는 연평균 22%의 고성장이 예상된다고 발표하면서 반도체경기낙관론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어 미국반도체공업협회(SIA)도 12일 내년에는 D램시장이 25%가량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일부 분석기관에서는 2000년에는 99년보다 최고 91%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매우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사업을 통합하면 쉽게 생산량을 조정할 수 있어 낙관론에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낙관론을 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최근 3년간 침체의 골이 워낙 깊었고, 공급과잉현상이 아직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데다 채산성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D램 가격동향=급격히 떨어지던 D램가격은 지난 7월을 바닥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력제품인 64메가 D램(8M×8기준)은 이달들어 미국 현물시장에서 9.26~10.77달러에 거래됐다. 이같은 가격은 개당 7달러까지 떨어진 지난 7월의 바닥세에 비해 20~30%가량 오른 것이다. 64메가 D램은 8월초 9달러를 회복한데 이어 9월말부터 10달러선을 넘어섰다.
16메가 D램의 사정도 상황은 좋다. 지난 7월 개당 1.38~1.49달러까기 하락하던 시세는 8월부터 2달러선을 회복한 뒤 이달에는 3달러선으로 올라섰다. 불과 넉달새 두배 가까이로 오른 셈이다. 특히 16메가 D램은 일본과 유럽업체들이 속속 손을 떼면서 한국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다시피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3사는 현물가격이 회복됨에 따라 IBM 등 고정거래선에 공급가격을 5~10%가량 인상했거나 인상을 통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왜 오르나=D램 경기는 상당기간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반도체시장 전문조사기관인 데이터 퀘스트는 내년에 5%안팎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올초 전망을 수정했다. 데이터퀘스트는 D램시장이 올해는 31.2% 감소하겠지만 내년에는 확장국면으로 들어서 30%, 2000년 71.7%, 2001년 62.3%등으로 각각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다른 분석기관인 IDC와 인스태트 역시 내년에 D램시장은 24~26%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든 기관들이 내년 D램 시장은 먹구름이 걷히고 화창한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회복론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원도 98」시판과 인텔의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가 결합된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고속·대용량 D램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이와함께 2000년 인식문제인 밀레니엄 버그 퇴치를 위해 컴퓨터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또 다른 수요증대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세계 주요업체들이 투자를 축소하거나 사업을 철수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지난달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의 확장을 결정했다. 삼성은 총 5억달러를 투자해 8인치 웨이퍼기준으로 월간 1만3,000장을 생산할 설비를 내년말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부터 D램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미국 현지 생산물량을 늘리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난관론은 아직 일러=반도체 경기를 좌우하는 컴퓨터수요가 크게 늘지 않는다는 점에서 경기를 장미빛으로만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특히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시장인 아시아지역 경제가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내년에 반도체 시장이 폭발적적으로 성장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를 바닥으로 내년부터 경기는 회복되겠지만 95년과 같은 호황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규모는 확대되겠지만 공급과잉현상은 쉽게 풀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최근의 D램 상승은 인텔과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신제품 등장과 크리스마스특수(特需)에 힘입은 일시적인 「반짝경기」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많다.
산업연구원(KIET) 주대영(朱大永)박사는 『세계 주요업체들이 투자를 축소하고 있지만 수율(收率) 및 미세가공기술 등 생산성 향상으로 10%정도의 과잉공급상태가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아직은 경기활황을 점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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