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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의 여행칼럼] 대륙을 넘나드는 터키인들
입력1998-12-02 00:00:00
수정
1998.12.02 00:00:00
터키의 하루는 대륙을 건너 출근하는 사람들의 긴 행렬로부터 시작된다. 이곳 중심도시인 이스탄불의 보스포러스해협은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를 이루는 바다로 터키의 국토를 양분하고 있다. 때문에 항구는 유럽대륙의 동이스탄블과 아시아대륙의 서이스탄블 사이를 오가며 출근하는 사람들로 만원이다. 해협을 가로지르는 보스포러스대교는 동·서양을 잇는 가교(架橋)인 셈이다.동양인을 조상으로 가졌지만 아랍과 유럽인의 피가 섞여 이제는 그 뿌리를 짐작할 수 없는 터키사람들. 지중해와 흑해를 끼고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있는 지리적조건을 갖췄으며, 현대와 보수적인 전통이 어우러져 새로운 문화가 창조되는 곳이 바로 터키다.
일반적으로 터키인들의 체력은 강하다고 알려져있다. 그 이유는 두가지로 설명되는데, 하나는 어렸을 때부터 육류와 채소를 많이 먹는다는 것이다. 터키음식은 한국음식에 비해 육류를 사용한 것이 많다. 그리고 또 하나는 중앙아시아에서 이주하면서 유목생활을 하느라 강인한 체력이 길러졌던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
터키의 국교는 이슬람교로 돼지고기를 금기시해 주로 양고기나 쇠고기를 먹는다. 또한 음주도 금기사항이지만 다른 이슬람권 국가보다 융통성있게 대처해 젊은이들은 맥주·포도주등을 자유롭게 마시는 편이다. 그러나 술집을 하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하며, 안을 잘 볼 수 없도록 창문을 검게 하는 곳이 많다. 그만큼 술을 마신다는 것은 떳떳하지 못한 행동으로 인식되고 있다.
술집대신 발달한 것이 찻집으로 「차이」라고 부르는 자주색 빛깔의 차를 판다. 흑해연안에서 생산되는 차이는 집어넣는 향료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내는데터키인들은 이 차이를 무척 즐긴다.
그런가하면 전통적으로 손님을 성대히 맞이하는 풍습이 있어 집에 손님용 방을 따로 마련해놓을 정도다. 손님은 주로 푸짐한 저녁식사로 맞이하는데 우선 손님의 볼에 입을 맞춰 존경을 표시하고, 냉장고에 차게 보관한 콜론화장수로 손과 얼굴을 씻게 한다. 콜론화장수는 알콜성분이 포함돼 소독효과도 있으며, 향수의 역할도 한다.
모든 음식은 손님이 맛을 본 뒤에야 먹으며, 끝나는 것도 손님이 감사인사를 해야 한다. 그러면 안주인은 디저트를 준비한다. 디저트는 주로 땅콩과 시럽, 밀과자로 만들어 무척 단맛이 난다. 이는 「달콤한 음식을 먹으면서 달콤하고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자」는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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