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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들 "외국인 쇼핑객 잡아라"

20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수입상품존에서 손님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최근 엔화 가치 상승과 중국인 비자발급 완화 조치 등으로 이 코너의 매출은 한달새 40% 이상 급증했다. /사진제공=롯데마트

20일 찾은 롯데마트 서울역점 1층. 추석 대목을 맞은 이 곳에서는 국내 고객 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에서 온 외국인 고객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매장 중 특히 이들의 발길이 머무는 곳은 바로 식품매장 한 켠에 마련된 수입상품존. 코너를 맡고 있는 한 직원은 “본국에서 먹던 다양한 소스류를 찾는 손님들이 많다”며 “외국인 고객들의 요청이 많아 수시로 없는 상품을 주문해 채워 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통업계의 ‘큰손’으로 떠오른 외국 고객의 수요를 잡기 위해 대형마트들이 팔을 걷고 나서고 있다. 이들 할인점들은 과거와 달리 직수입한‘맞춤형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인데, 이는 기존의 김과 김치 같은 전통 먹을거리가 어느 정도 보편화된 상황에서 새로운 상품 구색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지난 8월 3일 4m 길이의 판매대에 수입상품 전문코너를 오픈했다. 기존에는 일본 라멘은 식품 라면코너, 수입제과는 국내 과자 코너에 비치하는 등 각 상품별로 분산해 비치했던 것에서 벗어나 수입상품을 한데 모은 새로운 코너를 선보인 것. 이곳은 수입 조미식품 및 인스턴트 식품, 수입 안주류를 포함한 수입과자 등 총 200여종의 수입 먹을거리를 취급하고 있다. 롯데마트측은 “외국식품 수출입 및 국내 유통 전문업체인 TDF코리아에서 선별해 직수입한 핵심 상품 위주로 매장을 꾸몄다”고 밝혔다. 오픈한 지 고작 한달 남짓이지만 이 매장에 대한 외국 고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판매 초기와 비교했을 때 현재 전체 수입제품 매출은 40% 이상 신장했다. 제품군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수입 소스류. 롯데마트 관계자는 “수입 조미식품은 전체 수입상품존 매출에서 64%를 차지하는 데 이중에서도 월남 쌈소스와 올리브유 같은 소스류 및 식용유지 판매는 9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성격의 수입상품 판매코너를 운영하고 있는 이마트 용산점도 매년 이곳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나는데 맞춰 상품 구색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한남동 등 인근에 거주하는 외국인 뿐 아니라 KTX를 이용하는 외국 관광객들 수요도 최근 증가 중”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의 이 같은 시도는 꾸준히 늘어나는 중국인 관광객과 엔고를 앞세워 밀려들고 있는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목적 때문이다. 롯데마트측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 전체 외국인 고객 중 6.5%에 불과하던 중국인 고객은 6월들어 10.3%까지 늘어났다. 특히 지난 8월 중국인에 대한 비자완화 조치로 인해 그 비중은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여기에 연초 지속된 엔화가치 하락으로 급감했던 일본인들도 상황이 바뀌며 다시 한국을 찾고 있다. 지난 4월 26일 100엔당 1,172원으로 최근 1년새 최저점을 찍었던 엔화 환율이 5월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 8월말 1,420원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현재 서울역점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인데 최근 추세로 보면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며 “백화점 식품관 못지않은 다양한 구색에 역세권으로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 때문에 매장을 찾는 외국인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롯데마트는 지난달 20일 오픈한 롯데마트 청량리 민자역사점에도 서울역점과 같은 수입상품존을 신설했다. 박진호 롯데마트 인스턴트MD(상품구매자)는 “외국인들이 많이 상주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점포를 중심으로 추가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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