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ING생명을 거머쥐게 되면 자산 규모가 100조원(한화 78조원, ING 23조원, 올 3월말 기준)을 넘겨 삼성생명(186조원)과의 격차를 줄이고 2위 자리를 굳힌다.
12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ING생명 인수전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한화생명의 인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현재 후보군은 한화생명을 비롯해 동양생명ㆍ교보생명ㆍMBK파트너스 등 4곳으로 압축된 상황. 동양생명은 보험업 경영 노하우가 장점이지만 보고펀드가 어차피 동양생명을 매각해야 하는 입장이라 한계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개연성이 큰 데다 지분 매입도 경영권을 갖는 수준인 '50%+α'를 원해 매각자 측에서 선호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교보생명은 상대적으로 인수 의지가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한화생명이 자연스레 부각되고 있다. 한화생명은 산업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으로부터 인수자금 지원을 확약받았고 인수 후 시너지 면에서도 가장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룹이 비상 경영 체제라는 점이 부담이지만 차남규 사장이 나서서 인수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할 정도로 애착이 강하다.
업계 관계자는 "손때를 많이 탔지만 ING생명은 그래도 우량 매물"이라며 "ING생명이 고소득 전문직 고객을 중심으로 종신보험에 주력해온 보험사라는 점에서 한화생명과의 시너지도 괜찮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ING생명이 끝까지 경쟁 구도를 유지하기 위해 복수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인수 후보군 중 어느 쪽도 ING생명이 흡족할만한 가격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녹아 있다. 지난해 KB금융과의 인수 협상 결렬 이후 ING생명의 인수 가격이 2조원 아래로 내려왔다는 게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ING생명으로서는 연말까지 50% 이상의 지분 매각을 마무리해야 해 어떻게든 이번에 끝을 볼 것"이라며 "막판까지 치열한 눈치작전이 빚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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