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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구호품 지정기탁 전달/남북적합의

◎옥수수기준 곡물 5만톤 1차지원【북경=김인모 특파원】 남북한 적십자 대표단은 26일 북경 2차 접촉에서 북한에 옥수수 기준 5만톤의 곡물을 7월말까지 1차 지원키로 하고 남측 기증자가 북측 대상자를 지정해 구호물자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16개항의 「남북 적십자 사이의 구호물자 전달절차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한적수석대표인 이병웅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과 북적수석대표인 백용호 북한적십자 서기장은 이날 차이나 월드호텔에서 국제 적십자사연맹(IFRC)의 협조아래 남북한이 구호물자를 직접 인도·인수키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같은 합의서를 체결했다. 양측은 구호물자 분배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IFRC 현지대표의 북측 지역내 분배과정 입회를 보장」하며 「남측 인원들의 북측체류 기간중 숙식·차량·안내 등 편의를 제공」키로 합의했다. 이 합의서에 따르면 북측은 특히 「구호물자 인도·인수장소에서 남측 적십자 인원의 사진촬영을 협조·보장」키로 돼 있다. 남북 양측은 또 ▲구호물자에는 적십자 표지와 지원단체 또는 개인명의를 표기하며 ▲육로 수송로는 신의주 남양 만포를, 해로는 남포와 흥남항 이용하고 ▲한적요원 2∼3명이 북적에 직접 물자를 인도한뒤 인도·인수증을 교환하며 ▲한적요원의 신변안전과 선박·차량운행의 안전을 보장키로 했다. ◎남북적 합의 의미/“12년만의 결실” 남북교류 물꼬 기대/육로수송·분배 입회 실패 아쉬움도 남북적십자 대표의 북경접촉결과는 남북주민간 화합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남북한 기본합의서 정신을 되살리는 좋은 선례를 또 하나 남겼다는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번 회담에서 판문점을 통하는 육상 전달통로를 확보하지 못하고 분배과정 확인에 우리측이 배제된 점등을 감안하면 향후 남북관계를 낙관적으로만 볼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지난 85년 고향방문단 교환방문 합의 이후 12년만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그동안 막혔던 남북간 교류의 물꼬를 틀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남북간 최소한의 의사소통을 위한 직통전화를 수시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으며 포장지에 한적마크와 지원자를 명기하고 국제적십자사연맹을 통해 분배과정의 투명성을 어느정도 보장받은 것도 적지않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또 남측기증자가 지원지역 및 대상자를 지정해 기탁토록 한 대목은 민간단체의 대북지원 운동을 활성화, 남한내 실향민이나 이북출신 기업인들이 고향살리기에 나서거나 고향 친지들에게 식량전달의 통로를 확보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가운데 판문점을 통하는 육상전달 통로를 확보하지 못한 것은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북지원을 위해 재론돼야 할 부분이다. 특히 지원물품 인도인수에 대한 취재활동을 보장받지 못하고 한적요원이 분배과정 확인에서 배제된 것은 지난 84년 수해물자 지원당시와 비교해볼때 상호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양정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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