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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우선순위없이 “우왕좌왕”/KDI제시 내년 경제정책 방향

◎수출촉진으로 경상적자관리 복안/성장률·물가는 올보다 되레 악화한국개발연구원(KDI)이 19일 발표한 내년도 경제전망 및 경제운영방향은 정부가 아직도 내년 경제운영방향에 명확한 중심을 잡지 못한채 우왕좌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책연구기관인 KDI의 전망치는 사실상 정부의 정책의지나 다름없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6.4%의 성장률, 4.7%의 물가상승, 1백55억달러 수준의 경상수지적자 이중 경상수지적자만 올해보다 다소 개선됐을뿐 성장률과 물가는 올해보다 도리어 악화된 내용이다. KDI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출증대를 통해 경상수지 및 성장률을 관리하는 확대지향의 정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도 같은 말을 하고 있다. 환율절하와 부문별 수출촉진책을 통해 경상수지를 관리하고 수출기업의 경영개선을 통해 성장을 관리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경상수지는 올해보다 다소 개선됐다지만 여전히 천문학적 수준이고 6.3%의 성장률은 경기급랭의 충격을 절감했던 올해(7%)보다 낮은 수치다. 수출증대를 통해 경상수지와 성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잡지 못하는 다른 산으로 달아나지 못하도록 그저 울타리만 치겠다는 내용이다. 물가상승도 올해(4.5%)보다 높은 4.7%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마리 토끼중 어느 한마리도 잡지못하는 어정쩡한 경제운영방향이 마련된 것은 대통령선거라는 정치일정과 경상수지적자를 절반으로 축소하라는 김영삼 대통령의 지시 등 경제외적인 변수를 너무 심각히 고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경상적자 절반 축소라는 정치구호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을 반증하는 결과나 마찬가지다. 장기적인 국가경쟁력 강화를 고려한 정책우선 순위의 설정과 일관된 집행이 아쉬운 대목이다. 한편 KDI는 19일 「97년 경제전망 및 정책대응」보고서를 통해 『내년 상반기중 생산둔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질 소지가 있음을 지적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거시경제정책 방향 ▲통화금융정책=단기적으로는 경기조절과 금리안정을 위해 신축적인 통화공급이 필요하지만 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하면 물가안정을 위해 통화관리를 긴축적으로 운영해야한다. 효과적인 유동성 조절을 위해 통화지표의 목표범위를 확대하고 제2금융권을 포함한 광의의 통화지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으로 본격화될 금융산업 개방에 대비, 금융기관간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시장기능에 의한 대형화·전문화를 유도해야한다. ▲재정정책=사회간접자본(SOC)투자등으로 재정을 크게 줄이는 것은 어렵지만 경상수지적자 축소를 위해 총수요관리 차원에서 인건비등을 포함한 경상경비를 중심으로 긴축적인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큰 폭의 경기하락이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에는 재정집행률을 늘리는등 연간 재정운용을 신축 조정할 필요가 있다. 개방경제하의 효율적인 거시경제운영을 위해 한은대출금등 금융부문의 정책금융을 재정부문으로 이관하는 문제를 보다 전향적으로 검토해 이를 예산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장기 경제구조 개선과제 ▲금융시장=금융기관의 자산운용 및 자금조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은행 증권 보험 및 여신전문금융기관의 기능적 장벽을 완화해야한다. 금융규제 완화는 점진적으로 하기보다 상호연계성이 큰 규제를 일괄적으로 완화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융권별로 나누어져 있는 감독정책 및 검사절차의 기준을 통합하고 자기자본비율이 낮은 금융기관에 대해 금융감독당국에서 조기에 개입하는 조기시정제도를 도입해야한다. 통화정책의 중간목표로서 금리지표의 활용도를 점진적으로 높여가는 동시에 정부부문을 통한 급격한 유동성 변화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의 여유자금을 한은과 시중은행에 분산예치하는 정부예금정책을 도입·활용할 필요가 있다. ▲노동시장=정리해고제 근로자파견제 등을 골자로 한 노동법개정을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강화해야한다. 또 각종 수당을 통폐합하고 통상임금과 평균임금으로 이원화돼 있는 기준임금을 일원화하는등 복잡한 임금체계를 단순화해 임금과 생산성의 연계성을 높여야 한다. ▲시장경쟁체제=경쟁정책의 중점을 지금까지의 경제력집중 억제및 사업자간 공정거래확립으로부터 독과점 방지와 실질적인 경쟁촉진으로 전환하고 실효성이 저하된 여신한도 관리와 업종전문화 정책보다 세제 개선 및 세정 강화를 통해 부의 집중과 세습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규제개혁·정부생산성 제고=여러 부처에 분산된 각종 규제완화위원회를 일원화하고 규제의 타당성 실효성등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해 사무자동화 및 정보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적정인력 규모와 인원배치를 재조정해야한다. 유사기금을 통폐합하고 영세기금 및 미조성기금의 정비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기금의 신설을 최대한 억제해야한다.<최창환·이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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