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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선물거래소 개장 도박

- 증권부 정명수기자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원, 선물거래소 그리고 일부 선물회사들이 도박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일 선물거래소는 2개월간의 모의거래가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23일 정식으로 선물시장을 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도 거래 시스템은 50분간 정지됐다. 금융감독원 선물업자 실무점검반은 지난 12일 『전반적으로 시스템 환경이 불안해 현상태로 선물거래소를 개장할 경우 상당한 문제가 예상된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선물거래소 발표와 달리 지난 6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최종 모의거래 기간중에는 거의 매일 전산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7일에는 거래소 내부점검으로 20분간 개장이 지연됐고 8일에는 모회원사와 거래소간 접속이 끊어져 주문체결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9일에는 전화가 불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놀라운 것은 14일까지도 일부 전산소프트웨어가 개발되지 않아 모의거래에서 테스트조차 되지않았다는 것이다. 실무점검반의 한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이대로 가면 틀림없이 사고가 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재경부와 금감원은 공식적으로는 꿀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이 없고 선물거래소는 『큰 문제가 아니다』고 강변하고 있다. 금감원의 모임원은 『실무점검반 입장에서는 미비점을 지적해야하기 때문에 문제가 더 크게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무점검반의 한 관계자는 모의거래 기간중에 선물회사에 계좌를 열고 직접 거래에 참여하기도 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거래를 해 본 것이다. 그는 『증거금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실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선물거래는 최첨단 금융거래다. 국내 투자자뿐 만아니라 외국투자가들도 참여한다. 만에 하나 개장후 심각한 거래장애가 발생한다면 국가 신뢰도에 치명상이 될 수도 있다. 부산 선물거래소는 대통령 공약사업이다. 23일 선물거래소 개장식에는 정부 고위층도 참석할 예정이다. 관계기관들이 전산사고가 나지 않기만을 바라며 무리하게 시장을 열었다가 시스템이 다운된다면 세계 언론들은 「개장 첫날 고장난 한국의 선물거래소」라는 재미있는 해외토픽 기사를 쓸 수 있을 것이다. /ILIGHT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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