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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34ㆍ슈페리어ㆍ테일러메이드)의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최경주는 폭우 등 악천후로 파행을 겪고 있는 HP클래식(총상금 510만달러) 3라운드에서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6위까지 뛰어 올라 막판 역전 우승의 희망을 살려냈다. 3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잉글리시턴 골프장(파72ㆍ7,116야드)에서 계속된 이 대회 나흘째 경기. 평소 같으면 우승자가 가려졌을 이날 최경주를 비롯한 선수들은 3라운드 경기를 겨우 마쳤다. 폭우로 첫날부터 경기 중단과 연기가 반복됐던 탓이다. 그러나 최경주의 상승 무드는 끊기지 않았다. 전날 낙뢰 경보로 경기를 중단하기 직전인 2라운드 10, 11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았던 그는 이날 라운드가 속개되자마자 12, 13번홀 줄 버디로 기세를 올렸다. 16번 홀에서 보기를 했지만 4언더파 68타로 2라운드를 마쳤고 곧 이어 펼쳐진 3라운드에서도 4언더파 68타를 쳤다. 1, 2번홀 연속 버디로 무섭게 상승세를 이었고 4번홀 보기이후 6, 7번홀 연속 버디로 경기 흐름을 잡아갔다. 후반 들어서도 15번 홀에서 1타를 줄인 뒤 17번홀 보기를 마지막 홀 버디로 만회하며 마지막 라운드 선전까지 기약했다. 결국 최경주는 이날 2라운드 잔여 7개 홀을 포함해 모두 25개 홀 플레이를 하면서 5언더파를 친 셈이다. 이로써 최경주는 중간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 비제이 싱(피지), 폴 에이징거, 매트 쿠차, 브라이언 베이트먼(이상 미국) 등과 공동 6위 그룹을 이뤘다. 17언더파 199타로 단독 선두에 나선 조 오길비(미국)에 4타 뒤진 성적. 이날 3언더파를 추가하며 2타차 2위에 오른 필 미켈슨에게도 2타 뒤져 있다. 하지만 뚝심의 몰아치기로 역전 우승을 노려볼 수도 있는 위치. 최경주는 지난 2002년 바로 이 대회에서 PGA투어 생애 첫 승을 일궈냈던 만큼 마지막 라운드에서 사력을 다해 정상의 감격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최경주의 막판 선전이 기대되는 이유는 경기가 파행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1라운드부터 67-68-68타의 안정된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회 코스인 잉글리시 턴 골프장은 지난 89년 대회를 유치하면서부터 4라운드 연속 60타대 기록자를 14명만 배출했을 정도로 까다롭다. 올해는 비로 그린이 한층 부드러워져 컷 기준이 4언더파가 될 정도로 스코어가 좋지만 그래도 3라운드 연속 60타대 기록자는 7명뿐이며 이중 최경주가 포함돼 있다. 미켈슨과 싱 등 쟁쟁한 우승 후보도 버티고 있는 가운데 최경주가 얼마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첫날부터 부진했던 나상욱(20ㆍ코오롱 엘로드)은 2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는데 그쳐 공동115위로 컷오프됐다. 이 대회 마지막 라운드는 현지 시간 월요일인 4일 인ㆍ아웃 동시 티오프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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