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뉴코아그룹/경력사원 사절… ‘한솥밥의식’ 충만(재벌)

◎지연·학력배제 능력위주 인사원칙 철저/부도설때 직원 영업전선 자발참여/은행빚 2,900억원 90일도 안돼 상환지난 5월 자금문제로 곤욕을 치를때 뉴코아그룹의 임직원들은 자발적으로 계열 건설업체가 지은 미분양아파트와 오피스텔의 판촉운동을 벌였다. 본인이 직접 분양을 받거나 주위에 이를 소개해주는 방식으로 불과 1주일만에 2백60억원의 자금을 마련, 그룹에 지원함으로써 재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룹이 안고 있던 자본금대비 부채비율을 1천2백23%에서 6백%로 절반 이상 낮춘 것도 이 때의 일이다. 지난 3월 한보그룹 부도사태 이후 제2금융권에서 대출금회수에 나서자 뉴코아는 직원들의 영업활동을 독려, 무려 2천9백억원에 이르는 빚을 3개월이 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상환했다. 임직원 모두의 협조가 없었다면 자칫 위험한 지경에 빠지지 않았겠느냐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얘기다. 뉴코아는 직원들의 이같은 협조에 힘입어 하반기 들어서도 대규모 자금계획을 세우고 맹렬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전국 14개백화점에서 무려 38일간 바겐세일을 실시한데 이어 10일간을 쉬고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20일까지 39일간의 휴무없는 장기세일을 실시하기도 했다. 다른 백화점 같으면 직원들의 피로와 반발 등에 따라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다. ○휴무없이 세일강행 이처럼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뉴코아의 강한 업무추진력과 독특한 기업문화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여러가지 의견이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이 그룹 특유의 인사전략을 최우선으로 꼽는다. 뉴코아는 「인사파괴」로 까지 지칭되는 독특한 인사전략으로 임직원들을 다른 업체와 비교할 수 없도록 만든다. 신바람나게 일하는 분위기로 몰아부치고 있는 것이다. 인사파괴력의 원천은 「한솥밥문화」다. 뉴코아의 인사원칙 제1조는 「한솥밥 식구를 어떻게든 우대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일손이 달려도 경력사원은 절대로 쓰지 않는다. 지난해만 해도 2천2백여명의 직원을 뽑았지만 모두 신입사원이었다. 앞으로도 경력사원을 모집할 계획은 없다. 그렇다고 뉴코아가 애초부터 경력사원을 뽑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 85년 서울 서초구 잠원동 본점의 신관을 개점할 때까지만 해도 기존업계 경력사원을 대거 모집, 현장에 투입했다. 그러나 이들은 입사한지 채 1년도 안돼 신설되는 다른 유통업체로 빠져나갔다. 그 자리를 다시 경력사원으로 채우는 악순환이 여러 차례 되풀이됐다. 뉴코아는 결국 지난 90년부터 스스로 유능한 인력을 키워 능력을 발휘토록 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 효과는 평소에는 물론 위기에 진가를 발휘했다. 그래서 이 그룹은 경력사원을 뽑지않는다는 원칙을 정했고, 앞으로도 이 원칙은 계속 유지시킬 계획이다. 이같은 신입사원 우대전략은 젊은 인재를 속속 키워내면서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매머드급 백화점의 경우 대리사원 이라면 매장 하나정도를 책임지는 「숍마스터」(Shop Master)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뉴코아에서는 1개층을 총괄하는 「부서장」(Floor Master)에 해당한다. ○신입우대 뿌리내려 연간 매출 2백억여원, 판매사원 3백여명을 책임지는 업무를 경력 6∼7년정도의 대리가 도맡고 있는 셈이다. 비교적 높은 직급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전국에 산재해있는 14개 백화점 점장 가운데 이사급은 6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부장급 점장이 맡고 있는데 뚜렷한 영업성과를 거두고 있어 다른 경쟁업체까지 부장급 점장을 임명토록 하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뉴코아의 독특한 기업문화를 형성하는 인사원칙의 제2조는 「학력보다 능력을 더 인정한다」는 것이다. 일선에서 의류바이어를 해오던 곽양서씨(38)는 고졸학력이지만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뉴코아를 상징하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본점장으로 발탁돼 주위를 놀라게 했다. 뉴코아의 축산물업무를 전담하는 시대축산 림재근대표(51)는 80년대말 까지만 해도 다소 큰 정육점을 운영하던 사람이다. 그러던 중 뉴코아그룹 김의철회장에게 능력을 인정받아 백화점 책임자급으로 전격 채용됐고, 이제는 법인대표를 맡게 됐다. 뉴코아에는 제2, 제3의 림대표와 곽점장이 여러곳에 배치돼 있다. 이같은 능력중심의 인사는 다른 기업에서 보면 「신선한 충격」이고 놀라운 일이 될 수 있지만 뉴코아에서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진다. ○부장급 점장도 8명 이를 뒷받침해주는 것이 학력을 배제한 봉급제도다. 호봉제도가 아예 없다. 직급에 따라 봉급이 오르내린다. 아무리 높은 학력을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직급이 낮으면 학력을 인정받지 못한다. 전국 사업장 곳곳에서 학력논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뉴코아에서는 학력논쟁을 벌일 마당이 아예 없는 셈이다. 뉴코아의 인사원칙 제3조는 유통전문인력을 철저히 우대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원칙은 사농공상의 폐해를 철저하게 실감해 온 김회장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회장은 남이 안보이는 곳에서 정작 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 유통전문인력을 과감히 발굴, 인사우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일선에서 땅콩을 굽던 땅콩전문가에서 페인트공에 이르기까지 전문 기술인력들이 차장·부장급으로 책임을 맡아 한솥밥식구로써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전문인력이 우대받는 일은 국내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는 것이 뉴코아측의 설명이다. 김회장이 78년 이래 고집스럽게도 월급을 봉투에 담아 일선 직원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일도 전문인력의 가치를 인정한 우대전략의 한 부분으로 평가된다. 월급날인 매월 10일만 되면 전국 각지로 실어나를 현금을 마련하느라 경리부는 물론 차량관리원들까지 소동을 벌이게 된다. 한달 땀흘 일한 노동의 고귀함을 직접 전달해야지 통장에 담아 기계적으로 전달할 수 없다는 김회장의 소신에서 나온 것이다. 뉴코아는 자금난에 몰리기 이전인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례가 없을만큼 빠른 속도의 사세확장을 꾀해 왔다. ○대표이사 고졸 발탁 지난 96년 한해동안 무려 5개의 백화점을 개설했는데 세계 유통사상 할인점아닌 백화점을 그렇게 빨리 개점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임원 여러 명이 과로로 한꺼번에 입원하는 사태가 빚어졌는데도 지금까지 더이상의 불만이 터져나오기보다 기업살리기에 솔선수범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곳이 뉴코아그룹이다. 지난 상반기에는 최악의 자금난에 달리면서도 전국에 있는 35곳의 불우노인시설에 1억5천만원을 전달,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매출부문에서는 유통업계 선두권을 유지하며 유통업체로서는 처음 30대그룹 안에 끼어들었다. 앞으로 또 어떤 놀라운 일을 해낼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코아의 성장 및 남다른 모습의 이면에는 특유의 인사원칙에서 비롯된 독특한 기업문화가 내재해 있기때문이다. 뉴코아는 문화적으로 아주 특별한 그룹이다.<이강봉 기자> ◎김의철 회장은 누구/고대 학생회장 출신 자정 넘어야 퇴근/야간근무 생활화 언론접촉 꺼려 베일속의 인물 뉴코아그룹을 움직이는 김의철 회장(54)은 고려대 학생회장 출신이다. 군복무시절 공병대에 근무하던 중 공사관계로 자주 드나들던 고 김형종 한신공영창업주와 만나 친분관계를 맺었다. 제대하자마자 한신공영에 입사한 김회장은 입사 3년만에 부장으로 승진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고, 얼마 뒤 김창업주의 맏딸과 결혼을 했다. 개인사업을 시작한 것은 80년 서울 서초구 잠원동 뉴코아쇼핑 지하 4백80평의 매장을 임대받아 슈퍼마켓을 시작하면서 부터다. 17년이 지난 현재 5개계열사 16개 대형점을 운영하는 대기업 총수로 부상했다. 김회장의 경영은 매번 주위를 놀라게할 만큼 특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요 관심대상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불도저식 경영이다. 매일 밤 12시 이전에 퇴근한 일이 없을 정도로 야간근무를 「생활화」하며 일을 몰아친다. 공식행사에는 여간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베일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지금까지 한번도 일간지와의 인터뷰에 응한 적이 없으며 경제인 모임에도 얼굴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지난 상반기 뉴코아가 근거없는 부도설에 휘말릴 때도 직접 나타나 공식해명조차 하지않았을 정도다. 기업경영에 독특한 인사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그의 남다른 특징 가운데 하나다. 뉴코아그룹에서는 학력이나 지연 등은 완전히 무시된다. 오직 개인의 능력과 인화위주에 따른 인사전략을 펴고 있다. 이는 자주 재계의 화제가 된다.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김회장의 능력은 지금부터 그 진가가 발휘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온 뉴코아의 이미지를 어떻게 바꾸어갈 지 귀추가 주목을 끌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