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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지난 4일 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주도해온 양대 계열사인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한화큐셀'로 통합했다. 통합을 통해 새로 출범한 한화큐셀은 셀 생산규모만 3.28기가와트(GW)로, 세계 1위의 규모를 갖춘 태양광 회사로 거듭났다. 한화는 지난해 한화케미칼이 여수 폴리실리콘 공장에서 상업생산을 시작함으로써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발전사업에 이르기까지 태양광 사업의 완벽한 수직계열화를 완성한데 이어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의 통합으로 명실공히 세계 최고 수준의 태양광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한화는 이번 통합을 계기로 신성장동력인 태양광 부문에 그룹의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통합 전 한화큐셀의 본사였던 독일의 탈하임 건물을 기술혁신센터로 탈바꿈시키고, 250여명에 이르는 한화큐셀의 R&D 인력을 더욱 늘리는 등 투자 확대에 나선다.
태양광 사업은 어떠한 사업자가 저렴한 가격에 효율 높은 태양전지를 개발하느냐가 사업 성패를 좌우한다. 이를 위해서는 태양광 모듈의 효율성 제고를 통해 태양광 흡수율을 높이고 반사율을 낮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태양광 모듈 효율을 1% 높이면 시스템 설치 비용이 4% 감소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업체마다 태양전지로 유입된 태양광 에너지가 전력을 생산하지 못하고 소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흡수율을 높이고 반사율을 낮춰 보다 많은 전력을 생산하는 '고효율 태양전지'의 개발 연구가 한창이다. 한화큐셀도 태양전지 표면을 인공적으로 울퉁불퉁하게 만들어 빛의 반사를 최소화하거나(텍스처링), 특수한 코팅을 입히거나(반사 방지막), 전극을 뒷면으로 보내 빛의 흡수를 극대화하는 기술(후면 전극) 등을 개발 중이다.
한화는 태양전지 생산단가를 혁신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 중인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태양광 관련 기술 확보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화큐셀의 측면 지원에 나선다. 지난 2010년 10월 '1366테크놀로지'의 지분을 매입한데 이어 2011년 9월 '크리스탈솔라(Crystal Solar)'의 지분도 인수했다. 1366테크놀로지는 태양광 분야의 최첨단 기술 중 하나인 '다이렉트 웨이퍼'를 개발 중인 기업이다. 다이렉트 웨이퍼는 잉곳 과정을 거치지 않고 용융 상태의 폴리실리콘에서 직접 웨이퍼를 생산하는 기술로,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잉곳을 만드는 과정에서 폴리실리콘이 절반가량 손실되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모듈 제작 원가를 30%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크리스탈솔라는 모듈 제조 과정 중 삼염화실란(TCS) 가스에서 폴리실리콘과 잉곳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웨이퍼를 생산하는 기술인 증기증착기술(ECVD)을 개발 중인 기업이다. ECVD 기술 개발이 완료되면 모듈 제조과정에서 혁신적인 원가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박막형 웨이퍼 생산도 가능해진다.
한화는 또 태양광 분야의 전문가를 최고기술경영자(CTO)로 영입하고 한국과 미국·중국에 이르는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완성하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태양광 연구소인 한화솔라아메리카는 태양광 분야의 저명학자인 크리스 이버스파처 박사를 연구소장으로 영입, 차세대 태양전지 등 태양광 분야의 원천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에도 태양광 연구소를 운영하며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폴리실리콘 및 잉곳·웨이퍼 등의 상업화 및 생산 공정 효율화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분야의 신기술에 대한 상업화 기술도 개발 중이다. 특히 대전에 위치한 한화케미칼 태양전지 연구센터에서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공정처리 기술인 RIE(Reactive Ion Etching)와 SE(Selective Emitter)를 생산 라인에 적용함으로써 광변환 효율을 최대 1%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RIE는 태양전지 공정처리기술의 일종으로 기존의 화학처리 방식이 아니라 플라스마를 이용해 태양전지 전면 요철을 더욱 예리하게 만들어 태양광의 반사율을 최소화해 광변환효율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한화솔라원이 개발 중인 SE는 태양전지의 금속 전극과 실리콘의 전기적 저항을 줄여 광변환효율을 높여주는 기술이다. 두 기술을 생산설비에 적용할 경우 연간 약 1,700억원의 매출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초고압 전선용 복합수지 국내 첫 개발 1972년 국내 최초로 폴리에틸렌을 생산한 한화케미칼은 이를 응용해 전선용 복합수지를 비롯해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전선용 복합수지와 에틸렌초산비닐 공중합체(EVA)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세계일류상품이다. 전선용 복합수지는 초고압 전선을 싸고 있는 피복을 구성하는 소재다. 파이프·도료 등 공업재료부터 각종 용기와 포장용 필름, 섬유 등의 생활필수품에 쓰이는 플라스틱인 폴리에틸렌 계열로, 초고압의 전류를 안전하게 송전하는데 필수적이다. 한화케미칼 중앙연구소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전선용 복합수지를 국내 최초로 개발·생산했다. 특히 한화케미칼의 전선용 복합수지는 초고압 전선용 소재인 가교폴리에틸렌(XLPE)을 사용한다. 초고압 전선은 안전을 위해 전선을 감싸고 있는 절연물질이 중요한데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XLPE이다. XLPE 생산에 성공한 것은 한화케미칼이 세계에서 세 번째다. EVA도 한화케미칼의 세계일류상품이다. EVA는 에틸렌과 초산 비닐 모노머를 공중합시켜 얻어지는 중합체다. 초산 비닐 모노머의 함유량이 낮아 밀도가 낮고 유연성은 높은 저함량 EVA는 충격에 견디는 힘이 우수해 샌들이나 구두창 등 발포성형품이나 농업용필름, 업무용 스트레치 필름 등 연질 염화 비닐에 사용되며 고함량 EVA는 접착제의 원료로 사용된다. 이 밖에도 한화케미칼은 새집증후군 해소를 위한 친환경 벽지·가소제·비할로겐 복합수지 개발, 탄소나노튜브(CNT)를 비롯한 탄소 소재 개발 등 친환경 에너지와 차세대 첨단소재 같은 미래 신사업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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