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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전사업부 세계1위' 위해 적극적 M&A전략

■ 삼성전자 폴란드 가전기업 아미카 전격 인수<br>15년전 AST인수 '실패' 벗고 두둑해진 '실탄' 바탕으로 신성장동력 발굴·물색 나설듯


삼성전자가 폴란드 대표 가전업체 중 하나인 아미카(Amica)사를 인수하면서 삼성그룹의 인수합병(M&A) 전략도 일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 1994년 삼성전자의 해외 업체 인수와 그에 따른 실패를 경험한 뒤 그룹 차원에서 M&A를 불가 원칙을 고수해왔다. 그 뒤 두세건의 해외기업 인수가 있긴 했지만 M&A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에는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아미카 인수는 규모나 성격, 그리고 삼성전자가 내년 목표로 내건 '전사업부 세계 1위'를 감안할 때 M&A를 보는 삼성의 전략이 크게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M&A에 대한 삼성의 접근방식이 바뀐 것 같다"며 "삼성전자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도 해외 업체 인수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M&A, 15년간의 침묵=삼성그룹은 1994년 삼성전자를 통해 미국의 컴퓨터 회사인 AST를 인수했다가 핵심 연구인력이 대거 이탈하면서 실패를 맛봤다. 이후 M&A를 철저히 기피해왔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중국 등 해외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M&A에 나설 때도 삼성은 관심을 두지 않는 듯 보였다. 가장 최근의 삼성전자 M&A는 2007년 이스라엘의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트랜스 칩' 인수건이다.당시에도 삼성이 M&A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2008년 삼성전자가 샌디스크 인수를 포기하면서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1994년 AST 인수와 실패 이후 2007년 트랜스칩 인수가 있었지만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의 M&A는 15년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게 사실이다. 삼성 관계자는 "해외 업체 인수합병이 성공하려면 브랜드파워 등 여러 면에서 갖춰야 할 조건이 많다"며 "과거에는 이 같은 필요충분 조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금ㆍ브랜드 등 조건은 다 갖췄다=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삼성은 해외 어느 기업보다 강력한 파워를 갖게 됐다. 올해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소니 등 해외의 경쟁기업을 제치고 19위로 사상 처음으로 20위권에 들었다. 또 뛰어난 성과는 자금력 확충으로 이어져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올 3ㆍ4분기 현재 8조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실탄'이 충분하고 브랜드파워도 한층 강해진 만큼 해외기업 인수에 나설 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성숙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나온 아미카사 인수는 삼성이 M&A를 신성장 동력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덧붙여 반도체와 LCD에 한정됐던 M&A 대상을 가전으로 확대한 것도 M&A의 다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앞서 삼성전기는 11월 중국의 인쇄회로 기판 업체인 유니캡 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해 그룹 차원에서 M&A를 보는 시각이 바뀌고 있음을 반증했다. 이미 삼성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올해 초부터 신사업 발굴과 육성, 기존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M&A 대상을 물색해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아미카사 외에도 바이오시밀러ㆍ헬스케어 등 신사업 분야에서 M&A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특히 바이오 분야에서 해외 M&A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반도체 등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육성을 위한 M&A 움직임이 본격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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