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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국가 통화 약세 지속여부 관심
입력2003-11-02 00:00:00
수정
2003.11.02 00:00:00
최윤석 기자
미 재무부가 아시아 국가들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아시아 주요국의 통화가치가 달러에 대해 일제히 약세를 기록, 이번 주에도 이 같은 약세가 이어질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타이완의 타이완달러 가치는 지난 31일 달러에 비해 0.2% 하락한 33.97타이완달러를 기록했으며, 타이 바트화도 0.1% 하락, 39.92바트로 장을 마쳤다. 한국 원화 역시 0.6% 하락한 1,183.25원을 기록했으며, 인도네시아 루피아도 0.3% 하락을 기록했다. 특히 일본 엔화의 경우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한 때 달러 당 110엔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 엔화는 전날보다 1.1% 하락한 109.94엔으로 마감했다. 이날 엔화 하락 폭은 지난 6월 26일 이후 최대치다.
이러한 아시아 통화의 일제 약세는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의 발언으로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시장개입이 보다 적극적이 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싱가포르 소재 DBS그룹 홀딩스의 치아 운 키엔은 “스노 장관의 발언은 달러를 다시 사들여야 한다는 의미로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자국 기업들의 수출 촉진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이코노미스트 도미니크 드워 프리코트 역시 “스노 장관의 발언은 아시아 정부에 위안을 줬다”며 “이제 아무 제한 없이 아시아 국가들의 시장 개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미조구치 젬베이 일본 재무성 차관은 지난 31일 기자회견에서 시장 환율이 너무 빨리 올라갈 경우 시장에 개입할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 이날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일본은 지난 10월 한달 동안 엔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2조7,230억엔 규모의 엔화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 약세, 특히 엔화의 약세에는 미국의 빠른 경제 성장세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경제가 지난 3분기 7.2% 성장하며 84년 1분기 이후 최고의 회복세를 보인 것. 또 미시건대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89.6으로 상승하고, 제조업 경기의 선행지표로 간주되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도 55.0으로 전달보다 높게 나오면서 달러 매수를 이끌었다. 뉴욕 소재 ING의 외환 책임자 존 맥카시는 “미국의 경제 성장세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엔ㆍ달러 환율이 이번 주 112엔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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