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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물량 적다" 오히려 오름세
입력2000-03-02 00:00:00
수정
2000.03.02 00:00:00
김호정 기자
유가 31달러 돌파국제유가가 산유국들의 증산시사에도 배럴당 31달러선을 돌파하며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가가 불과 1년새 300% 이상 급등하자 국제사회의 압력에 밀린 산유국들이 생산량 확대를 검토하고 있지만 당장 국제적 원유수급 불균형 현상이 해소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산유국의 증산은 4월 이후부터 가능한데다 늘어난 원유수요는 좀처럼 줄어들고 있지 않다.
◇= 국제유가의 상승 불길을 지피고 있는 것은 공급이 달리면서 원유재고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는데 대한 우려다.
지난해 4월부터 11개 산유국의 일일평균 410만배럴 감산으로 현재 국제석유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는 상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적으로 일일 평균 200만배럴 이상의 석유공급이 부족한 상태다.★그림참조
고유가를 부담스러워하는 세계각국이 산유국에 증산압력을 가하고 있지만 실제 증산폭은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 감산합의를 주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 3개국 석유장관이 런던에서 회의를 갖고 4월부터 하루 평균 120만배럴을 증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원유부족을 해결하기에는 지나치게 적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오히려 이 발표가 유가상승을 부채질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에너지 투자회사인 반 에크 글로벌의 데렉 반 에크 사장은 이날 『120만배럴로는 현재의 시장상황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말하고 『시장상황이 생각보다 매우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언제까지 갈까=전문가들은 3월말까지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배럴당 28~32달러 북해산 브렌트유는 26~30달러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1개 산유국이 증산여부를 결정하는 오는 27일 오스트리아 빈회의 때까지 고유가가 지속된다는 전망이다. 이 회의에서 구체적인 증산물량과 시기가 확정될 때까지는 유가상승세를 잡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수요가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점도 유가상승세를 지속시키는 요인이다. 겨울철 난방수요는 줄어들지만 기온이 풀리면서 차량운행이 많아져 차량용 석유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페가수스 에코노메트릭 그룹의 팀 에반스 애널리스트는 『산유국들이 증산에 나선다 해도 현재 기준유가인 4월물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당분간 고유가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김호정기자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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