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식히려 찬물이나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순간적으로 '찌릿'한 느낌에 소스라치게 놀란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갑작스럽게 느끼는 이 시림 증상은 외부 자극에 의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지각 과민 현상이다. 충치 등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이 시림 증상을 경험한 대부분의 환자들은 그 원인을 치아에 두지 않고 단순히 찬 음식을 피하게 된다. 이 시림 증상은 치과적 질환과 별개로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치아 보철물이나 치아 마모 등이 원인일 수 있어 방치하지 말고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없는데 치아가 시리다면 먼저 치아 보철물 상태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보철물이 교체 시기가 지나거나 관리가 소홀할 경우 시린이가 발생할 수 있다. 교체할 시기가 지난 보철물은 잇몸에 염증을 유발하고 잇몸과 보철물 사이 들뜸 현상이 나타나며 치아 안쪽에서 보철물 고정을 위해 사용한 접착액이 흘러내려 치아 사이에 공간이 생길 수 있다.
그 공간을 통해 보철 치아 내부로 음식물 찌꺼기가 들어가 부패해 충치를 유발하거나 치주염이 진행돼 이 시림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금니 등의 보철물은 외관상 치아 변색이나 충치가 보이지 않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시린이 증상이 보철물을 교체하거나 점검해야 하는 전조 증상일 수 있으므로 즉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보철물 장착 후에는 1년에 2회 정도 보철물과 치아 경계부의 들뜸 현상을 확인하고 스케일링을 통해 플라그를 제거하는 등 잇몸 염증을 예방해야 한다.
시린이 증상을 유발하는 또 다른 이유는 치아 마모다. 치아 마모는 평소 습관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잘못된 양치질이 대표적이다. 과도한 힘으로 좌우로만 칫솔질을 할 경우 법랑질과 백악질이 만나는 얇고 약한 부위의 마모로 이 시림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양치 습관이 지속되면 치아와 잇몸이 닿는 부위의 잇몸이 내려앉아 치아의 뿌리가 노출되거나 'V' 형태로 푹 파이게 되면서 이 시림 증상이 나타난다.
씹는 힘이 과도한 교합력도 시린이를 유발하는 원인이다. 음식을 씹는 힘이 지나치게 강하면 치아는 스트레스를 받고 변형 및 비틀림 현상이 나타난다. 이때 가장 약한 부위인 치경부에서 법랑질이 깨지거나 상아질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갈이 습관이 있는 경우에도 지속적인 이갈이로 치아 표면이 닳아 상아질이 노출돼 이 시림 증상이 나타난다. 이 외에 탄산음료나 산성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이 시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산성이 치경부 법랑질을 벗겨내는 화학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치아 마모로 인한 이 시림 증상은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평소 칫솔모가 부드러운 칫솔을 사용하고 칫솔질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칫솔을 손바닥이 아닌 손가락으로 잡은 후 아래위나 원을 그리듯이 골고루 닦아주는 것이 좋다. 이가 시리다면 레모네이드나 오렌지 주스 등 산성이 포함된 음식은 피하고 토마토나 오이ㆍ당근 등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류를 많이 섭취하면 이 시림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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