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열린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경매 결과는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것으로 특히 KT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이른바 '황금주파수' 대역을 상대적으로 싼 값에 가져갔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저가에 주파수대역을 할당받았다. 앞으로 주가 방향의 결정적인 변수는 광대역 서비스 마케팅 본격화에 따른 실질적인 가입자수 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LTE용 주파수 경매에서 KT는 기존에 확보했던 LTE 주파수 대역과 맞닿은 1.8㎓ 대역(D2)을 9,001억원에 확보했다. SK텔레콤은 1.8㎓ 대역 C2블록을 1조500억원에, LG유플러스는 2.6㎓ 대역(B2)을 4,788억원에 가져갔다.
금융투자업계에선 LTE 주파수 경매 결과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준으로, 낙찰 가격도 통신 3사에 큰 부담이 없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됐다고 평가했다. 8년 동안 비용을 분할해 지출하며 통신사별로 연간 약 10% 수준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되지만,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연간 1,200억원대,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연간 1,100억원, 600억원 규모로 영업이익의 10% 정도 감소가 예상된다"며 "그러나 통신3사에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고, 시장에서도 예상했던 범위에서 통신사들이 최적점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큰 주가 수혜가 KT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KT로서는 경쟁사들이 이미 지난달부터 '두 배 빠른 LTE' 서비스인 LTE어드밴스트(A)를 시작한 상황에서, 경쟁사보다 빨리 황금주파수 대역으로 불리는 1.8㎓대역에서 광대역화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소득이다.
김 연구원은 "이번 경매 결과 단기적으로 KT의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이번 주파수 경매에 따라 실제로 가입자들이 얼마나 KT로 번호이동을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이번 결과가 나쁘지 않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SK텔레콤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1.8㎓ 대역을 할당 받아 '광대역 LTE망'을 내세운 적극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재무적인 부담이 큰 상황에서 최저가에 LTE 주파수를 낙찰 받았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다만 2.6㎓ 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하는 해외 사업자가 많지 않아 장비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광대역화에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KT나 SK텔레콤에 비해 '광대역 LTE'를 내세운 마케팅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LG유플러스가 광대역 LTE망에서 시장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우려에 불과하다"며 "LG유플러스는 지난 1년반 동안 LTE 서비스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왔고, 실적도 받쳐주기 때문에 단기 주가 조정이 나올 경우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파수 경매는 일회성 이벤트로 정작 주가 흐름은 정부의 보조금 정책과 맞물려 마케팅 경쟁을 어떻게 펼치는지, 그로 인해 가입자를 얼마나 확보하는지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양 연구원은 "KT 영업정지 처분에도 아직까지 음성적인 보조금 지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 정부의 추가적인 처벌도 있을 수 있다"며 "통신 3사의 마케팅 경쟁에 따른 가입자수 확보가 앞으로 주가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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