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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장기영 부총리는 개발연대 이끈 경제거인

KDI·재경회 공동발간 경제기적 시리즈서 소개<br>금융개혁·물가안정으로 2차 경제개발 성공 추진

고 장기영 서울경제·한국일보 창업주가 생전 업무에 몰두해 있는 모습.

'개발연대를 이끈 경제거인.'

서울경제신문과 한국일보 창업주인 고 장기영 경제부총리가 대한민국 각계각층의 원로들로부터 "우리나라 경제정책을 이끌었던 거인"이라는 칭호를 받으며 대한민국 경제 역사의 주역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7일 전직 경제관료들의 모임인 재경회와 공동사업으로 발간한 '육성으로 듣는 경제 기적' 시리즈 1권 (서명:코리안 미러클)을 통해 고 장 부총리의 일대기를 무려 70쪽에 걸쳐 소개했다.

이번 책자는 진념 전 경제부총리가 1기 편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집필됐다. 편찬위원으로는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김호식 전 해양수산부 장관, 윤대희 전 국무조정 실장, 최우석 전 삼성경제연구소 부회장 등 경제원로들이 참석했다. 한국일보 기자 출신의 엄일영 동서경제연구소 대표 및 지동욱 한일비즈니스 대표도 편찬위원으로 활약했다.

이 밖에도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와 양윤세 전 동력자원부 장관, 조경식 전 농림수산부 장관을 비롯 대한민국 경제의 초석을 다진 전직 관료들이 자문위원을 맡았다.

편찬위는 책자를 통해 고 장 회장에 대해 "30대 초반에 (한국은행) 부총재로 고속승진하고 30대 중반에 (서울경제신문의 자매지인) 한국일보를 창간했으며 40대 중반에 제2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EPB) 장관에 올라 한국 개발연대를 이끈 주역"이라며 "하나의 잣대만으로는 잴 수 없는 큰 인물이었다"고 소개했다.

편찬위는 고 장 회장에 대해 "그를 기억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회고를 통해 그의 행적을 더듬어보면 금융인으로서의 꼼꼼함, 왕초ㆍ리더로서의 불도저식 업무 처리, 공무원으로서의 헌신, 정치인으로서의 직관 등이 혼재돼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평가는 고 장 회장에게 '컴퓨터 달린 불도저'라는 별명과 더불어 '탱크' '왕초' '뛰면서 백 가지 생각(百想ㆍ고 장 회장의 호)을 하는 사람' '불면불휴' '25시의 사나이' 등의 별칭을 따라붙게 했다는 설명도 곁들여졌다.

고 장 회장은 1916년 5월 서울 남문 밖 은행동 1번지에서 곡물상을 하는 장동후의 아들로 태어났다고 소개한 편찬위는 그가 가난한 집안형편 속에서 모친의 헌신에 힘입어 선린상고에 진학했고 이후 18세 청춘에 한국은행(당시 조선은행)에서 사회인의 첫발을 내디뎠던 궤적을 자세히 다뤘다.

편찬위는 고 장 회장이 8ㆍ15 광복 직전 소련군의 공습과 상륙공격 속에서도 당시 조선은행 동료 행원들의 피란을 도왔던 헌신적 인물이었음을 반추하기도 했다.

편찬위는 고 장 회장이 1964년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부터 부총리 제안을 받은 뒤 선진적 시장자유화를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자신감 속에 박 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는 등 대한민국 경제사령탑으로서의 활약상을 자세히 다뤘다.

편찬위는 고 장 회장이 생전 스스로에 대해 '뼈는 금융인이요, 피는 신문인, 몸은 국가공무원'이라고 칭했다고 소개하며 "나중에 (고 장 회장이) 정치인이 되고 나서는 '정치인은 내 얼굴'이라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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