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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다카미 고순감독 '배틀로얄'
입력2002-04-02 00:00:00
수정
2002.04.02 00:00:00
10대 서바이벌 진짜 살인게임 '충격'청소년 범죄가 증가하고 세대간의 갈등이 증폭되자 일본은 매년 중학교 한 학급을 선정해 무인도에서 최후의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싸우도록 하는 'BR(Battle Royale)법'을 제정한다.
3일이 지날 때까지 최후의 승자가 가려지지 않으면 전원 몰살시키며 제한구역에 들어가거나 탈출을 시도하는 것도허용되지 않는다.
일본영화 '배틀 로얄'은 충격적인 진짜 서바이벌 게임의현장으로 관객들을 안내한다.
올해의 BR 대상학급으로 뽑힌 42명의 급우들은 수학여행 버스에서 마취가스를마시고 납치돼 무인도 폐교의 교실로 옮겨진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자 목에는 모두목걸이가 채워져 있고 집총한 군인들이 감시의 눈초리를 번득이는 가운데 3일간의살육전을 지휘할 기타노 선생이 BR의 규칙을 설명한다.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교실이 술렁거린 것도 잠시. 떠들던 학생이 기타노 선생의 칼에 맞아 쓰러진 데 이어 BR을 거부하던 학생마저 목걸이가 폭발해 숨지자 모두체념한 채 차례로 무기와 비상식량을 받아들고 밖으로 빠져나간다.
친구를 죽일 수 없어 주저하던 학생들은 죽이지 않으면 죽음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냉혹한 현실을 깨닫고 하나씩 살인광이 된다. 그런 가운데서도 아버지의 자살이라는 어두운 기억을 안고 있는 슈야는 자신을 연모하는 노리코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다.
이 영화는 신인작가 다카미 고순이 99년에 펴낸 소설을 액션영화의 거장 후카사쿠 긴지 감독이 스크린에 옮겨놓은 것. 청소년을 향한 기성세대의 불신을 통렬히 꾸짖는 동시에 무한경쟁을 부추기며 적자생존을 강요하는 사회 시스템에도 비수를 던진다.
그러나 극단적 설정과 폭력의 과잉은 공감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남녀간의 사랑 감정을 남발한 것도 극 전개의 밀도를 떨어뜨리는 느낌이다.
비현실적인 배경에도 불구하고 실명으로 출연한 감독 겸 배우 기타노의 연기는매우 실감난다. 후지와라 다쓰야, 마에다 아키, 야마모토 타로, 안도 마사노부, 시바사키 코 등 청춘스타들의 풋풋한 마스크를 대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일본에서도 뜨거운 논란을 빚은 '배틀 로얄'은 2000년 12월 '15세 이하 관람불가' 등급으로 개봉됐다가 흥행 정상에 오른 뒤 이듬해 4월 8분 가량을 추가해 재편집한 디렉터스 컷으로 재개봉됐다.
우리나라에 선보이는 것은 120분짜리 디렉터스 컷. 상륙 시기가 불투명했으나지난해 11월 산세바스찬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함으로써 수입의 길이 열렸고(18세 등급의 일본영화 수입은 국제영화제 수상작에 한한다), 지난해 8월 30일 헌법재판소의 등급보류 위헌결정에 힘입어 '당연히' 18세 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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