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의 개방전략이 진화하고 있다. 그 동안 중소협력업체를 도와 윈-윈(win-win)하는 상생 차원의 개방이었다면, 이제는 경쟁업체 고객이 앱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게 하거나 핵심 인프라를 개인에게 오픈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경쟁업체 고객인 쇼옴니아, 오즈옴니아 이용자들도 자사의 앱스토어인 'T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국내 이통사가 자체 운영하는 앱스토어를 타사에게도 여는 것은 처음이다. T스토어 개방을 통해 진정한 오픈 마켓의 취지에 맞는 '개방과 '공유'를 실천하는 의미가 크다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윈도모바일 기반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 앱스토어를 먼저 개방하고 안드로이드폰까지 오픈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홍성철 SK텔레콤 서비스부문장은 "경쟁업체 고객도 T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게 돼 오픈마켓으 로서의 개방성을 확실하게 가지게 됐다"라며 "개방 중심의 국내 모바일 생태계(에코시스템) 조성을 통해 T스토어를 세계적인 수준의 대표 앱스토어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KT는 모바일 콘텐츠 개발자에게 자체 보유한 다양한 인프라 자원을 개방하는 'SHOW 오픈 플랫폼' 사업을 이달 중순부터 시작했다. 통신사의 핵심자산인 서비스 인프라 자원을 외부에 오픈하는 것은 KT가 처음으로, 개방 대상은 ▦메시징(SMS/MMS) ▦위치정보(LBS) ▦인증 등이다. 이에 따라 개인을 포함한 모바일 콘텐츠 개발사업자는 누구나 일정 사용료만 내면 KT의 풍부한 인프라 자원을 쉽게 구매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그 동안의 개방이 일부 서비스에 국한되거나 일부 협력업체에 국한됐다면, 앞으로는 누구든 홈페이지에 등록하고 사용료와 연회비를 내면 KT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원식 KT 무선데이터사업본부장 "공개된 플랫폼을 통한 개발 경험이 더 나은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로 정착돼 진정한 모바일 에코노베이션(Econovaion)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통합LG텔레콤도 인터넷TV(IPTV)인 myLGtv에서 오픈형 홈채널을 운영하는 등 개방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오픈형 홈채널에서는 유해 콘텐츠만 아니라면 누구나 채널을 받을 수 있고 IPTV를 플랫폼 삼아 콘텐츠 사업자와 고객이 직접 VOD 콘텐츠를 사고 파는 게 가능하다는 게 LG텔레콤의 설명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확산으로 통신망을 가진 사업자가 서비스, 콘텐츠 등을 모두 통제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보유한 자산을 개방해야 창조적 사업모델이 나오고 위험분산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IT업계의 개방화 바람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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