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테마’가 증시를 휩쓸고 있지만 정작 녹색성장주를 주로 편입하는 펀드는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17일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지난달부터 앞다퉈 녹색성장펀드를 내놓았지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잇따라 출시된 녹색 성장 펀드들의 설정액은 모두 50억원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지난달 14일 설정된 ‘하이Green Future채권혼합형펀드C-1’의 경우 설정 규모가 41억원에 불과하지만 녹색성장펀드 중에서는 가장 크다. 4월 17일 설정된 ‘미래에셋녹색성장증권주식형펀드A’는 설정 규모가 31억원에 그치고 있다. 이밖에 ‘마이다스그린SRI펀드C1’, ‘ING그린포커스주식형펀드C’, ‘산은그린코리아펀드1A’ 등은 설정액이 10억원 안팎에 불과해 ‘펀드’라는 이름을 붙이기가 민망할 정도다. 특히 출시된 지 한 달 정보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일부 펀드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는 바람에 적어도 펀드 시장에서는 ‘녹색 성장’이라는 테마가 호응을 얻지 못하는 셈이다. 이는 이미 출시 시점에 ‘고평가된 녹색성장주를 편입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된 데다 녹색 성장 개념도 모호해 판매회사에서도 선뜻 상품을 권유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녹색 성장 테마가 큰 인기를 끌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데다 녹색 성장 개념 자체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아 적극적인 판매가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WM컨설팅센터장은 “과거 IT나 물 펀드 등과 마찬가지로 녹색성장펀드도 테마형 펀드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점점 인기가 떨어지는 단기성 상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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