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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부모 性역할' 파괴… 2006년 한국사회] "아빠도 바빠요"

“자녀 위해서라면…”영어회화·요리는 기본, 놀이·대화법까지 수강

서울 마포에 사는 회사원 박모(36)씨는 최근 영어학원 새벽 회화반에 등록, 출근 전 대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있다. 박씨가 대학 졸업후 8년 만에 다시 영어학원을 찾게 된 건 회사 승진이나 유학 준비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섯 살 난 딸 아이 때문. 유치원에서 영어 수업을 듣고 온 딸 아이의 질문 공세에 '대답해주는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영어학원에 등록한 것이다. 박씨는 "아이가 커갈수록 질문의 난이도는 높아질 것"이라며 "아이가 집에서도 영어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좋은 대화 파트너가 되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자녀 교육에 적극 참여하는 아빠들이 늘고 있다. 자녀 양육에 있어 엄마뿐만 아니라 아빠의 참여도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교과ㆍ체험학습에서 놀이법, 대화법까지 배우려는 적극적인 아빠들이 많아지고 있다. 서울시 역사박물관이 매주 화요일 밤에 진행하는 '아빠와 함께 하는 전시체험'. 평일에 운영됨에도 불구하고 매회 10~20명의 아빠가 가족들과 함께 참석해 도슨트의 설명에 귀를 기울인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시품 관람 뿐만 아니라 보고 느낀 점에 대한 부모 자녀 간 대화도 이뤄지기 때문에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자녀 간식 만드는 법을 배우러 나선 아빠들도 있다. 서울시가 내년 1월부터 개최 예정인 '아버지 요리 교실'에는 약 250명 정도의 아빠들이 신청을 마치고 수업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 서초구가 관내 보육기관을 돌며 열고 있는 '좋은 아빠 교실'에도 매회 20명 정도의 아버지들이 참석해 수업 내용에 귀를 기울인다. 교실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구 건강지원센터의 미란 교육팀장은 "퇴근 후 피곤할 텐데도 많은 아버지들이 참석해 집에서 자녀와 놀아주는 법, 대화하는 법에 귀를 기울인다"며 "수업 후 달라진 아빠들의 모습에 아이들 만큼이나 엄마들의 호응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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