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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안팎 큰도전 분배 생각할 겨를 없다"
입력2004-08-18 19:02:38
수정
2004.08.18 19:02:38
李부총리-우리당 386의원 회동…소장파 의원 12명 '의정연구센터'창립후 첫 심포<br>李부총리 "시장주의 원리 확산돼야 경제도 회생"<br>"경제공부 열심히…" 분배론자 이미지 불식 애쓰기도
한때 ‘시장경제’라는 경제인식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여당의 386의원들이 모처럼 만나 한국경제의 회생방안을 논의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광재ㆍ이화영ㆍ이기우 의원 등 우리당 내 대표적인 386의원 12명은 18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의정연구센터’창립 총회를 갖고 ‘한국경제, 이렇게 살리자’란 주제로 첫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특히 의정연구센터 멤버들이 대표적인 분배론자들인 386 의원들이란 점에서 이날 회동은 각별한 관심을 끌었다.
이날 행사에서 이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참석자들은 한국경제의 위기상황을 역설하며 젊은 의원들에게 거침없는 충고의 말을 쏟아냈다.
이 부총리는 기조연설에서 모임의 주체가 386의원이란 점을 의식한 듯 연설 내내 ‘성장’에 강조점을 찍었다. 이 부총리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세계경제에 적응하자면 시장주의 원리가 광범위하게 확산돼야 한다”고 시장주의 원칙을 거듭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 부총리는 “밖으로는 중국, 안으로는 급속한 고령화가 한국경제에 커다란 도전이 되고 있다”며 “향후 15년내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지 않으면 심각한 위기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와 386과의 미묘한 대립관계를 생각하면 이날 연설은 ‘분배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일단은 성장에 전력해야 한다’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 부총리는 우리당 386 의원들을 지목, “경제도 모르면서 벌써부터 정치만 배우고 있다”고 쓴 소리를 한바 있다.
이 모임의 고문인 김혁규 의원도 축사에서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때”라면서 “선진국에서는 의원들이 직접 나서 지역구 특산물 판촉을 하고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고 지적, 이 부총리와 같은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386 의원들 자신들도 대표적인 분배론자들이란 이미지를 불식시키려 애쓰는 모습이 토론 곳곳에서 발견됐다. 386의원 가운데 토론자로 나선 이기우 의원도 “분배는 중요한 성장전략”이라고 말하는 등 성장과 분배가 둘로 나뉠 수 없다는 점을 상기시키려 노력했다. 특히 진행자인 강봉균 의원은 이 의원의 발언이 끝나기 무섭게 “이 의원이 말한 분배란 좌파적 분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강조, 일반의 오해를 차단하려 애썼다.
서갑원 의원은 “이 부총리와 386의원 양측간 갈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부총리의 말을 경제공부 열심히 하라는 충고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배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빙모상을 당해 일찍 행사장을 빠져 나간 이 부총리는 “젊은 의원들이 열정을 갖고 경제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보기 좋다”고 밝혀 386세대와의 불편한 관계를 없애려는 의지를 보였다.
한편 그 동안 당내 연구 모임이 여럿 발족됐지만 이날 모임엔 천정배 원내대표 등 우리당 지도부와 김원기 국회의장 등 거물급 인사들이 이례적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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