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2010년 말 기준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올해 투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12.1% 증가한 140조7,71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역대 투자금액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다.
국내 선거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대내외 경영환경이 불투명한데도 투자를 크게 늘리기로 한 것은 기업들이 경쟁력 제고를 위한 선행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특히 기업들은 투자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비경제적 변수로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32.3%)'을 꼽았다. 기업들의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반기업정책을 지양하는 것은 물론 정부의 정책 일관성이 유지돼야 한다고 전경련 측은 설명했다.
올해 투자계획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은 전년 대비 11.3% 증가한 93조3,801억원, 비제조업은 13.6% 늘어난 47조3,918억원으로 조사됐다. 제조업은 전자부품ㆍ장비, 자동차ㆍ부품 등이 투자 확대를 주도하고 비제조업은 전력ㆍ가스ㆍ수도, 통신ㆍIT서비스 등의 투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600대 기업들은 올해 투자 확대를 계획한 이유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선행투자(32.4%)' '신성장산업 등 신규사업 진출(20.5%)' 등을 꼽았다. 투자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는 신성장동력산업 육성(25.5%), 자금조달 지원(20.0%), 감세 기조 유지를 포함한 세제 지원(18.0%)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한편 600대 기업의 지난해 투자실적은 전년보다 6.9% 증가한 125조6,217억원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전년 대비 3.6% 늘어난 83조9,129억원, 비제조업은 14.3% 증가한 41조7,088억원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관계자는 "세계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과 대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 증대로 향후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지속될 수 있도록 포퓰리즘식 정책을 지양하고 신성장동력산업 육성과 금융ㆍ세제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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