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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하야' 사실상 백지화

목포 방문 "임기 얼마남지 않은것 아니다"<br>靑서도 "하야는 노"…탈당은 연말·연초 가능성

‘임기’와 ‘당적’이라는 2개의 화두를 던진 노무현 대통령. 29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목포를 찾은 노 대통령은 정치적 발언을 무척 아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치고 빠지기’식 이라고 할까. 다만 이 와중에도 임기와 관련해서는 한마디 했다. 노 대통령은 임기가 얼마 남지않은 시점에서 서남해안개발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감안한 듯, “정부의 의지를 확고히 하겠습니다. 노무현 당신 임기 얼마 안남지 않았냐,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한 첫번째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던 전날 국무회의에서의 발언과는 달라진 표현이었다. 이는 오후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에서도 확인됐다. 윤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발언이 ‘하야’ 가능성으로 흐른 데 대해 “하야는 ‘노’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전날 발언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목포 행사에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철회 파동을 이유로 인책론이 대두됐던 이병완 비서실장과 전해철 민정수석이 수행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결국 종합적으로 상황을 정리해보면 ‘임기’와 관련된 발언은 사실상 백지화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남은 하나의 화두인 탈당 문제는 다르다. 탈당은 기정사실로 굳어졌다고 보는 편이 나은 것 같다. 이제 관심은 탈당의 시점이다. 탈당 시점과 관련해 지금까지 나오는 분석은 크게 3가지다. ▦ 정기 국회 직후(12월9일) ▦ 연말 연초 ▦ 내년 2~3월 전당대회 전후 등이다. 우선 정기 국회 직후에 탈당할 가능성과 관련해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정기 국회가 끝나는대로 대통령이 중립 내각 운영을 천명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지만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 참모들도 노 대통령의 탈당 가능성을 차단하지는 않으면서도, 탈당 결행을 위한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는 쪽으로 해석하고 있다. 오히려 정계 개편 논의가 본격적으로 불붙을 연말ㆍ연초가 될 공산이 커 보인다. 정계 개편의 와중에 대통령이 당적을 갖고 있는 것이 부담이고 승부수를 던지기에도 적기라는 판단이 나온다. 이라크 파병동의안,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놓고 당ㆍ청 관계가 최악의 순간으로 치닫는 순간 탈당 카드를 내밀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내년 2~3월 열린우리당의 전당대회 전후를 탈당 시점으로 꼽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여당 내에서는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 지지율이 낮은 대통령과의 결별을 위해 탈당을 요구하는 입장이 있는 반면, 현 시점에서의 당ㆍ청 결별이 대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당장의 탈당은 곤란하다는 기류도 강하다. 탈당의 모양과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시점을 늦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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