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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전격 압수수색 특검팀 "미지급금 빼돌려 비자금 조성" 의혹 따라본사·전산센터등 새벽에 기습 보험계약서등 확보직원들 "창립기념일이 초상집 분위기" 망연자실 김광수 기자 bright@sed.co.kr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서울 중구 을지로 삼성화재 본사와 전산센터 등에 대해 새벽부터 기습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간 25일 오전, 삼성화재 직원들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출근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25일 새벽 서울 중구 을지로 삼성화재 본사와 전산센터 등을 기습적으로 압수수색해 20개 박스 분량의 보험계약서 등 서류를 확보했다. 이는 삼성화재가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지만 관행적으로 지급하지 않았던 미지급금을 비자금으로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KBS는 지난 24일 삼성화재 고위 임원의 제보내용이라며 '삼성화재가 미지급금과 고객들이 찾아가지 않은 렌터카 비용 등을 차명계좌로 빼돌리는 방법으로 매년 15억원을 2~3년간 비자금으로 조성해왔다'고 폭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윤정석 특검보는 이날 "오전3시30분쯤 삼성화재 본사 건물의 일부와 과천에 있는 삼성그룹 전산센터, 수유리 삼성화재 사옥의 전산자료에 대해 압수수색했다"며 "삼성 측이 미리 대비를 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새벽 압수수색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삼성화재 압수수색은 비자금 조성 의혹 외에 또 다른 목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삼성화재가 그룹 내 미술품 관련 보험업무를 총괄해왔다는 점에서 특검팀이 미술품 보험 가입 내역을 통해 삼성 측의 미술품 구매 의혹을 풀어낼 단서를 찾으려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특검팀은 이번 기습 압수수색을 통해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자택과 집무실인 승지원, 본관 압수수색 때와는 달리 상당한 분량의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 직원들은 이날 삼성화재 창립 56주년 기념식이 예정됐던 터라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삼성화재의 한 관계자는 "준비했던 모든 기념행사를 취소하고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며 "공교롭게 15일 삼성 본관 압수수색 때는 삼성전자가 실적을 발표할 때였고 오늘은 삼성화재 생일날이라 초상집 분위기"라며 크게 동요했다. 삼성 측은 삼성화재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삼성 이건희 회장 일가의 미술품 구입을 대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를 소환, 작품의 존재 여부와 소유자, 구입 경위, 구매자금 출처 등에 대해 강도 높게 조사했다. 주말에는 이번 압수수색 증거물들에 대한 분석작업에 매달릴 예정이다. 입력시간 : 2008/01/2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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