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일본의 도시바가 비메모리(시스템 LSI)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세계 반도체시장 2위인 삼성전자와 3위인 도시바가 전격적으로 손을 잡음에 따라 업계재편 등 반도체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2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삼성전자에 위탁하기로 했다. 도시바는 비메모리의 설계만 하고 제품생산은 삼성전자가 맡는 방식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도시바는 메모리 분야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비메모리 분야의 생산을 삼성전자에 위탁하는 동시에 관련공장을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현재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을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 강화해오고 있다. 양사의 이번 협력은 파운드리 분야를 강화하려는 삼성전자의 계획과 메모리 반도체 육성을 위해 비메모리 사업을 구조조정하려는 도시바의 의도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양사의 이번 협력범위는 비메모리 파운드리(위탁생산)에 한정돼 있지만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전체 반도체시장에서 2위(삼성전자)와 3위(도시바)가 협력했다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도시바의 비메모리를 위탁생산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파운드리 시장에서 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변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공조를 계기로 삼성전자와 도시바의 협력범위가 더 넓어질 여지가 다분하다"며 "이렇게 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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