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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신 보다는 전문성 따졌다… KEB하나은행 '탕평 인사' 눈길

■ 67명 임원진 살펴보니

하나 출신 39명·외환 출신 28명… 부행장은 권오훈 등 5명 임명

PB 하나· IB는 외환서 중용… 영업부문장 신설은 없던일로

권오훈

이현주

장기용

황종섭

김정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해 다음달 1일 출범하는 KEB하나은행을 이끌 임원진이 27일 구성됐다. 탄생 배경이 이질적인 두 은행의 통합인 만큼 통합은행의 임원 구성은 내외부에서 상당한 관심을 모아왔다.

이날 뚜껑이 열린 임원진 명단을 보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신임 행장 내정자가 '탕평' 인사를 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출신보다는 전문성과 실적을 우선시하는 하나금융의 문화가 인사에 반영됐고 은행의 주요 요직에 외환은행 출신들이 중용됐다. 당초 신설하기로 구상했던 '은행 2인자' 영업부문장은 영업통인 함 내정자가 행장에 발탁되면서 따로 두지 않기로 했다. 승진잔치 없이 전보 형태로만 임원 인사가 이뤄진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날 발표된 KEB하나은행 임원 67명에 대한 인사에서 함 내정자와 함께 은행을 이끌 부행장은 모두 5명으로 구성됐다. 글로벌사업그룹을 이끄는 권오훈 부행장을 비롯해 김정기(마케팅그룹), 이현주(로스앤젤레스 지점 및 애틀랜타지점 설립추진단), 장기용(경영지원그룹), 황종섭(영남영업그룹) 부행장 등이다. 현 소속 기준으로 보면 하나 출신이 3명, 외환 출신이 2명이지만 출신을 기준으로 보면 권 부행장을 제외한 4명이 모두 하나은행 출신이다. 표면적으로 다소 하나은행에 편중된 인사라고 해석할 수 있지만 기존 부행장들의 나이와 경력 등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것이 내부적인 평가다.

전무와 본부장급 인사에서는 양행 출신들이 전문성에 따라 적절히 배치됐다. 프라이빗뱅킹(PB)이나 리테일(소매) 쪽은 하나은행 측 인사가 외환이나 투자은행(IB) 등 전문적인 분야는 외환은행 쪽 인사가 중용된 그림이다.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KEB하나은행의 경쟁력이 뛰어난 분야인 PB사업본부와 외환본부는 각각 하나 출신 이형일 본부장과 외환 출신 이현수 본부장이 그대로 책임진다.

이와 더불어 외환은행 출신들이 은행의 요직에 상당 부분 배치된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은행 영업 전략을 짜는 영업기획본부장에 이선환 외환은행 본부장이, 대기업 여신을 관리하는 여신그룹장(전무)에는 정정희 전 외환은행 전무가 임명됐다. 은행 인사 실무를 담당할 HR본부장도 외환은행 출신인 오태균 본부장 대행이 맡는다. 영업기획과 여신·인사라는 핵심적인 자리에 외환 출신들이 포진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내부 반응도 나온다.

KEB하나은행이 신설한 자리인 미래금융그룹장은 '원큐뱅킹' 등 하나금융의 스마트금융 전략을 총괄하던 한준성 전무가 임명됐다. 은행의 재무를 책임지는 핵심 보직인 경영기획그룹 겸 경영기획본부는 양행 통합을 지휘했던 권태균 전무가 담당한다. 미래금융그룹장과 함께 은행의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자산관리그룹과 행복노하우사업본부는 각각 외환 출신 박종영 전무와 하나 출신 이진형 본부장이 책임진다.

이번 인사를 통해 은행을 떠나는 임원은 총 11명이다. 하나은행에서 5명, 외환은행에서 6명의 임원이 옷을 벗는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하나금융 계열사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임원으로 발탁된 총 67명 가운데서는 현 소속 기준 하나은행 출신이 39명, 외환은행 출신이 28명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임원 인사에서 통합 공신들에 대한 승진 인사가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왔으나 승진 없이 모두 전보 형태로만 인사가 이뤄졌다. 이는 올 초 소폭의 승진 인사가 있었던데다 통합 초기가 매우 엄중한 시기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내부 관계자는 "이번에 발탁된 임원들은 한 번씩 기회를 더 잡은 것뿐이고 향후 통합은행에서의 실적에 따라 내년에 철저히 승진의 희비가 갈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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