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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민심도 동양 원해요"

■ 동양그룹 화력발전소 예정부지 가보니…<br>환경훼손 우려 싹… 에코너지 최적지<br>인근 시멘트공장 연계땐 별도의 매립장 필요없고<br>주민 이주걱정 안해도 돼… 정부, 연말께 사업자 선정

현장 관계자가 손으로 부지를 가리키며 사업 청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동양

현장에서 만난 왕성호 동양시멘트 상무는 "(부지를 가리키며) 이곳이 환경과 에너지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에코너지(EcoNergy) 최적의 장소"라고 강조했다. 요새처럼 움푹 파인 땅 주변으로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고 폐광산 부지라고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깨끗이 정리된 것이 개발의 손길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지난 27일 기자가 찾은 곳은 다름 아닌 강원도 삼척역 인근에 위치한 동양시멘트 46광구(폐광산) 부지. 오는 12월 말 정부는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며 삼척 석탄화력발전소의 사업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동양 등 여러 대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곳 폐광산 부지가 동양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화력발전소 예정지다. 동양은 이곳에 2022년까지 화력발전소를 짓는 등 환경에너지 단지로 꾸밀 계획이다.

이곳은 30년 넘게 석회석 광산으로 사용됐던 곳. 그렇다면 동양그룹이 폐광산 부지를 활용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환경훼손 우려가 적고 사업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주민들이 이주할 필요도 없어 민원 발생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왕성호 동양시멘트 상무는 "발전소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깎고 땅을 파 트럭으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도 무시할 수 없다"며 "(부지가 정리돼 있기 때문에) 이곳이 최적의 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경쟁사들이 사업지로 제시한 곳은 모두 해안가에 인접한 임야. 인근에 주민들이 상당수 거주하고 있다. 부지 확보에 드는 비용과 시간은 제외하더라도 주민과의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액화천연가스(LNG) 기지 공사로 주민갈등을 겪은 삼척시 입장에서는 이를 최소화하기를 바라고 있다. 동양의 또 다른 장점은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석탄재를 인접한 시멘트 공장의 원료로 쓰며 소각할 수 있다는 것. 이를 통해 매립장을 별도로 마련하거나 운반할 필요도 없다.

토착 기업으로 동양이 삼척시 발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안 보이는 경쟁력 중 하나다. 왕 상무는 "15만톤 규모의 선박 2척이 접안하는 항구에는 해상공원을 만들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단계별로 연간 50만명 이상의 고용효과와 1,700명 규모의 발전소 및 산업단지 운용인력 고용 확대로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의 투자 예정금액은 총 11조원으로 30년간 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것을 가정할 경우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금 및 지방세수로 5,400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주민 김모씨는 "삼척의 발전을 위해 동양시멘트는 본사까지 삼척으로 이전했는데 다른 회사는 자기들 사업 때문에 삼척을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며 지역 민심을 대변했다. 최근 한국노총 강원본부 삼척지부에서도 성명서를 내고 "지역에서 55년간 주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동양시멘트가 친환경 화력발전소 사업자로 선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양을 비롯한 기업들은 25일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으며 정부는 전문가들의 평가 등을 거쳐 연말께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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